漢詩 ·風水등/漢詩·漢文

흑백 일출사진

아치울잡초 2008. 6. 4. 18:01

 

설계회사에 임원으로 근무하는 친구로부터 일출 흑백사진 석 장을 전해 받았다.

옥천에 있는 용암사에 며칠간 죽(?)치고 기다리며 운 좋게 일출장면을 사진에 담았는데

아무래도 위에 적당한 글 몇 줄은 내가 써주면 좋겠다는 취지였다.

한 점은 내가 또 한 점은 그가

그리고 나머지 한 점은 그의 친구에게 전하겠다는 계획도 같이 전해주었다. 

무슨 글이 어울릴까 고민하다가 세 가지가 대상이 되었다.


첫째, 최치원선생 시

試看他日吾踪跡 入寺靑山更不還

두고 보아라 먼훗날 내 종적을

청산 이곳 절간에 한번 들어오면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터이니


둘째, 논어에 있는 글

凡事留人情 後來好相見

범사에 정을 남겨 두면

후일 다시 만날 때 좋은 낯으로 대하리니


셋째, 적벽부의 한구절

渺滄海之一粟 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마치 아득히 넓은 바다에 한 톨 좁쌀과 같은 미미한 존재.

우리 일생의 짧음을 슬퍼하며, 장강의 무궁함을 부러워한다.

 

赤  壁  賦       (蘇 軾)

 

壬戌之秋七月 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擧酒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임술지추칠월 기망 소자여객 범주유여적벽지하 

청풍서래 수파불흥 거주촉객 송명월지시 가요조지장) 

○ 임술년 가을 7월 16일 나 소동파는 찾아온 손들과 함께 배를 띄워 

적벽 아래에서 노닐세. 맑은 바람은 소슬하게  불어오고 물결은 잔잔했다.  

술잔을 들어 벗들에게 권하며, 명월의 시를 읊고 요조의 장을 노래했다.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白露橫江 水光接天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浩浩乎如憑虛御風 而不知其所止 

飄飄乎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

(소언 월출어동산지상 배회어두우지간 백로횡강 수광접천 

종일위지소여 능만경지망연 호호호여빙허어풍 이부지기소지 

표표호여유세독립 우화이등선) 

○ 조금 있으니 달이 동산 위에 떠올라 북두성과 견우성 사이에서 서성일제, 

흰 물안개는 강을 뒤덮고 물빛은 아득히 하늘에 맞닿았다. 

한 조각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배가 가는 데로 몸을 맡겼다. 

만경의 넓고 넓은 물을 헤치고 나가는데 

마치 몸이 허공에 떠서 바람을 타고 나가는 듯 

어디까지 가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기분이며, 

훨훨 속세를 벗어나 혼자가 되고 날개가 돋쳐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는 것 같았다. 

 

於是 飮酒樂甚 扣舷而歌之 歌曰 桂棹兮蘭槳 

擊空明兮泝流光 渺渺兮余懷 望美人兮天一方

(어시 음주락심 구현이가지 가왈 계도혜난장 

격공명혜소류광 묘묘혜여회 망미인혜천일방) 

○ 이에 술을 마시고 즐거움이 더하여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하니 

노래에 이르기를 “계수나무로 노를 깎고 목련 가지 다듬어 상앗대 삼아

 물에 비친 달빛을 헤치며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니

아득한 나의 회포여! 그리운 님을 하늘 한 끝에서 바라보네.”라 했다.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其聲嗚嗚然 如怨如慕 如泣如訴 

餘音嫋嫋 不絶如縷 舞幽壑之潛蛟 泣孤舟之嫠婦

(객유취통소자 의가이화지 기성오오연 여원여모 여읍여소 

여음요요 부절여류 무유학지잠교 읍고주지리부) 

○ 손 중에 퉁소를 부는 자가 있어 노래에 따라 가락을 맞추니 

그 소리가 오~오~하고 울리어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우는 듯, 

호소하는 듯, 여운이 가늘게 감돌아 실타래처럼 끊어질 줄 몰랐다. 

깊은 골짜기에 잠긴 교룡을 춤추게 하고, 

외로운 조각배 안에서 시름에 잠긴 홀어미를 울린다,. 

 

蘇子愀然正襟 危座而問客曰 何爲其然也 

客曰 月明星稀 烏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 西望夏口 東望武昌 

山川相繆 鬱乎蒼蒼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

 (소자초연정금 위좌이문객왈 하위기연야 

객왈 월명성희 오작남비 차비조맹덕지시호 서망하구 동망무창 

산천상무 울호창창 차비맹덕곤어주랑자호) 

○ 소자가 근심스레 옷깃을 바로 하고 단정히 앉아 묻기를 

“어찌 그리한가(퉁소 소리가 그리도 슬픈가)?” 하니, 손이 말하기를 

“달은 밝고 별은 성긴데, 오작은 남쪽으로 날아간다 하니 이는 조맹덕의 시가 아닌가?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며 동쪽으로 무창을 바라보니 

산천이 서로 뒤엉켜 울연(鬱然)히 푸르르니 

이는 조맹덕이 주랑에게 곤욕을 당하던 곳이 아닌가? 

 

方其破荊州 下江陵 順流而東也 舳艫千里 旌旗蔽空 

釃酒臨江 橫槊賦詩 固一世之雄也 而今安在哉

 (방기파형주 하강릉 순류이동야 축로천리 정기폐공 

시주임강 횡삭부시 고일세지웅야 이금안재재) 

 바야흐르 형주를 치고 강릉을 함락시킨 뒤 흐름을 따라 동쪽으로 나아갈 때 

축로(舳艫)는 천리를 이었고 깃발은 하늘을 덮었다. 

술을 걸러서 강에 임하며 창을 비껴 놓고 시를 지었으니 

진실로 일세의 영웅이었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況吾與子 漁樵於江渚之上 侶魚鰕而友麋鹿 駕一葉之扁舟 

擧匏樽而相屬 寄蜉蝣於天地 渺滄海之一粟

 (황오여자 어초어강저지상 려어하이우미록 가일엽지편주 

거포준이상촉 기부유어천지 묘창해지일속) 

하물며 나와 그대는 장강의 물가에서 고기나 잡고 땔나무나 하며, 

물고기와 새우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을 벗하며, 

조각배에 몸을 싣고 표주박에 술을 담아 서로 권하면서. 

하루살이와도 같은 짧은 생명을 천지간에 부치니 

이는 마치 아득히 넓은 바다에 한 톨 좁쌀과 같은 미미한 존재이다. 

 

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挾飛仙之遨遊 

抱明月而長終 知不可乎驟得 託遺響於悲風 

 (애오생지수유 이장강지무궁 협비선이오유 

포명월이장종 지불가호취득 탁유향어비풍) 

우리 일생의 짧음을 슬퍼하며, 장강의 무궁함을 부러워한다. 

나는 신선을 끼고 즐겁게 노닐며, 밝은 달을 안고 오랫도록 살고 싶지만, 

이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일임을 깨달았기에 

이 슬픈 마음 퉁소소리의 여운에 실어 쓸쓸한 바람에 부치는 것이다.”라고 했다. 

 

蘇子曰 客亦知夫水與月乎 逝者如斯 而未嘗往也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而又何羨乎

(소자왈 객역지부수여월호 서자여사 이미상왕야 영허자여피 이졸막소장야 

개장자기변자이관지 칙천지증불능이일순 

자기불변자이관지 칙물여아개무진야 이우하이오) 

○ 소자가 이르기를 “그대도 또한 저 물과 달을 아는가? 

가는 것이 이와 같다 하지만 일찍이 가지 아니하였으며, 

차고 기우는 것이 저와 같되 마침내 사라지거나 늘어남이 없으니, 

대개 스스로 변하는 것을 가지고 본다면 천지도 일찍이 일순도 그대로 있지 못하며, 

그 변하지 않는 것을 가지고 보면 사물과 내가 모두 다함이 없으니 

또 무엇을 부러워할 것인가?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惟長江之淸風與山川之明月 耳得之而爲聲 目寓之而成色 取之無禁 

用之不竭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子之所共樂

 (차부천지지간 물각유주 구비오지소유 수일호이막취 

유강상지청풍여산천지명월 이득치이위성 목우지이성색 취지무금 

용지불갈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오여자지공락) 

또 천지간의 물건은 제각기 주인이 있어 진실로 나의 것이 아니면 

비록 터럭 하나라도 취해서는 아니되나, 

오직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간의 명월은 귀로 들으면 그 소리가 즐겁고 

눈은 그 모양을 만나 즐기니 취하여도  는 이 없고, 

아무리 써도 다함이 없다. 이는 조물주의 궁진함이 없는 창고로서, 

나와 그대가 함께 즐겨 누릴 바이다“라고 했다.

 

客喜而笑 洗盞更酌 肴核旣盡 杯盤狼藉 相與枕藉乎舟中 不知東方之旣白

(객희이소 세잔갱작 효핵기진 배반낭자 상여침자호주중 부지동방지기백) 

손이 기뻐하고 웃으며 잔을 씻어 술을 다시 마셨다. 

안주가 이미 다하고 술잔과 소반 등이 어지러이 흩어졌다. 

서로를 베개삼아 누워 배 안에서 잠드니 

동녘 하늘이 밝아오는 것도 알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