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虛作談論

부디 안녕히 가시길

아치울잡초 2009. 5. 29. 09:54

 

 

 

人之愛正士 虎好皮相似    (인지애정사함이 호호피상사로다)

生前欲殺之 死後方稱美    (생전욕살지하더니 사후방칭미라)

 

                “偶吟” 南冥 曺植

 

사람들이 바른 선비를 사랑하는 것이

마치 호랑이 가죽을 좋아하는 것과 같거니

살아있을 적에는 죽이려고 날뛰다가

죽고 나면 아름답다고 칭송한다네

 

        

남명 조식선생은 부친 따라 벼슬길 한양에 갔다가 평소 하늘처럼 여기며 존경했던 “조광조”가 정적의 의해 죽임을 당하는 기묘사화를 겪고서 “우음”이라는 시로써 아픈 심경을 표현하며 벼슬길을 접고 덕산에 내려가 산천재를 짓고 후학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하신지 일주일 그동안 끝없이 이어지던 수많은 이들의 조문행렬을 보면서 남명선생의 “우음”이 자꾸만 생각났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한지 일주일

오늘은 국민장

그러나 시대와의 날이 선 불화는 계속된다.

"천개의 만장으로 제한,

만장에 대나무 말고 PVC써라

시청 앞 광장과 아고라포비아(광장공포증)

영결식 검은 옷 노란넥타이 준비 ........"

 

그리고 한켠에서는 슬픔을 참고 읊조린다.

“미워했던 마음도, 사랑했던 마음도 내려놓고 벼랑 끝에 섰던 당신의 마지막 마음만 생각합니다.

고독과 번민, 그때까지의 고통

부디 안녕히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