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송년 동창회 석상에서

기축년 한해가 다가고 경인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 친구들도 이제 내년지나 한해가 더 가면 60대로 접어들게 됩니다.
60대 이순이란 나이는 생각하는 것이 원만하여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바로 이해가 간다는 의미입니다.
생각해보면 아직 철도 덜든 것 같은데 무슨 얘기를 들어도 바로 이해하는 일은 아직도 수양이 부족한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얘기라 여겨집니다.
우리가 성동고교 3학년에 다녔던 해가 1970년, 올해는 2009년,
우리가 만난일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살같이 빠르게 흘러가 이제 40년이 되었나 봅니다.
한문의 생활력이란 책은 나이먹는 일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부처라 할지라도 나이를 먹습니다.
하물며 보통사람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어차피 나이를 먹는 것이라면,
쓸데없는 저항은 그만두고 아름답게 늙고 싶습니다.
봄날의 벚꽃도 아름답지만, 가을의 낙엽도 맛이 있습니다.
나이는 먹지만 늙지 않고, 하루하루 앞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
이것을 “炳燭之明(병촉지명)”이라 합니다.
진(晉)나라의 이름난 명인(盲人) 악사(樂士) 사광(師曠)이 평공 (平公) 에게 한 말입니다.
少而好學 如日出之陽 소이호학 여일출지양
젊어서 공부를 좋아하는 것은 해가 막 떠오를 때의 볕과 같고
장而好學 如日中之光 장이호학 여일중지광
장년에 공부를 좋아하는 것은 중천에 뜬 햇볕과 같으며
老而好學 如炳燭之明 노이호학 여병촉지명
늙어서 공부를 좋아하는 것은 촛불을 밝히는 것과 같다.
炳燭之明 孰如昧行乎 병촉지명 숙여매행호
촛불을 밝히고 가는 것이 어찌 캄캄한 길을 가는 것과 같겠는가?
인생의 미묘한 그림자는 아침이나 대낮의 눈부신 빛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저녁 무렵 등불로 비추어야 비로소 보입니다.
실제로 인생론에 관한 명저의 대부분은 저자들이 만년에 쓴 것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병촉지명”은 아침 해보다 밝다 할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늙어 가지만 늙지 않는 일,
하루하루 앞을 바라보며 열심히 사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아름답게 살기 위하여 카네기 인생론 내용처럼 이제부터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남을 더욱 배려하는 일을
다가오는 새해의 목표로 삼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