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虛作談論

박새가 두번 날아왔다.

아치울잡초 2010. 3. 26. 18:08

 

 

 

 

아침식사를 하려고 식탁에 앉으려는데 아내가 얘기를 시작한다.

“베란다 밖에 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 造化를 한참 쪼더니 찌르찌르 울어대다가 날아갔어.

아마 조화라 향기도 없고 뻣뻣하니까 실망하고 날아간 것 같아!

두 번이나 와서 그러기에 배고파 그러나 싶어 좁쌀을 뿌려 놓았더니 두 번 오고는 다시는 안 오네?”

배란다 밖에 실외기가 설치되었고 그 위에 놓여 진 조화장미를 보고 새한마리가 찾아와 작은 해프닝이 생겼나 보다.

 

“멍청한 놈이로 구만!

한번만 더 날아오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터인데!”

응수를 하면서 내심 좁쌀을 뿌려주는 아내의 심성이 보기 좋았다.

‘아! 아내가 날아다니는 새에게도 따뜻한 정을 주는 구나’

순간 장난기가 발동하여 한마디 했다.

“멍청한 그 새가 ‘박새’일까? ‘황새’일까?”

 

아내는 잠시 내 의도를 모르는 듯 멈칫하다가 이내 눈치 채고 답을 한다.

“그 멍청한 녀석 ‘박새’야! 당신 닮아서 멍청한가봐!”

"맞아! '박새'겠지. 황새는 너무 큰놈이라 아닐꺼야!"

 

나는 박씨성, 아내는 황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