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
신랑 김계성군과 신부 정재원양의 혼인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신랑 김계성군은 KPGA 소속 남성대 컨트리 클럽 헤드 프로이고
신부 정재원양은 이화 여자대학교 음악 대학 작곡과를 졸업하고 작품 활동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요즈음 젊은 남녀는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다반사처럼 너무도 쉽게 여긴다고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서있는 신랑과 신부는 오래전에 만나 서로의 사랑을 쌓아오면서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이제 오늘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여러 하객들의 축복을 받으며 혼례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이 자리를 찾아주신 하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혼인을 하는 신랑과 신부에게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서로를 배려하기 바랍니다.
처음 만나 서로를 파악하게 될 때에는 서로의 매력에 빠져서 상대방의 모든 모습이 예쁘게만 보이게 됩니다.
웃는 모습도 예쁘고 자는 모습도 예쁘고 먹는 모습도 예쁘게 보입니다.
영원히 이런 관계가 지속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조금 세월이 지나가면 상대방에 대하여 파악이 끝났다고 단정 짓고 예쁘던 모습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조금씩 다투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언제나 마음을 같이 할 수는 없습니다.
내 마음도 내가 어쩌지 못할 때가 있는데 개성이 다른 두 사람이 한결같을 수는 없습니다.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기분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별것 아니라고 여겨지지만 작은 비밀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석연치 않은 일이 있으면 오해가 커지기 전에 털어놓아야합니다,
남편은 아내의 말 한마디에 굳어지기도 하고 풀어지기도 하는 법입니다.
같이 살아가노라면 싸우게도 되지만 그러나 아무리 사랑싸움이라도 자주해서는 좋을 것이 없습니다.
결혼 행로에 파란 신호등만이 나올 것이라 기대할 수는 없으니 어려움이 있으면 참고 견디어야 하고,
같이 견디다보면 서로 애처롭게 여기게 되고 더 미더워지기도 한답니다.
역경에 있을 때, 남편에게는 아내가, 아내에게는 남편이 더 소중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결혼생활은 그리 심오할 것이 없다고 합니다.
일상의 작은 이야기들을 아침저녁으로 서로 나누는 것입니다.
착한 마음으로 서로 배려하면서 일상의 이야기들을 서로가 들어주고 또 들려주면서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다음으로는 지혜로운 어머니가 되시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자신도 아이를 기르면서 참 지혜롭게 키우지 못하였다라고 후회하며 안타까워하는 부분입니다.
좋은 것 많이만 먹이면 되는 줄 알고 어린 자식놈에게 숟가락들고 좇아 다녔지만 아이는 오히려 먹는 습관이 나쁘게 들게 되었고 아이에게는 오히려 먹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알게 하는 일이 더 지혜로운 일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닫고 후회를 하였습니다.
남에게 무시당할까봐 브랜드 옷, 그리고 메이커있는 물건으로 치장시켰지만 그것이 부모의 쓸데없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함이었지 아이에게는 오히려 옷은 수수하게 입어도 인격을 올바로 갖추는 일이 더 소중한 일이라는 걸 가르치지 못하였습니다.
아이를 보호하려 싸안고만 있으면 거친 세상 헤쳐나가지 못합니다.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는 순간 아이는 자생력을 잃고 맙니다.
아이를 기를 때 고기를 먹여주는 일보다 고기 잡는 법을 익히도록 하는 지혜로운 부모가 되어야합니다.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곳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곳임을 가르쳐주는 지혜로운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모든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자생력을 길러 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남을 위한 배려와 양보, 그리고 절제와 겸손을 익혀야만 앞으로 자라서 지도자가 될 수 있고 보다 큰 인물이 될 수 있음을 가르쳐주는 지혜로운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에 대한 효도에 대하여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안타깝게도 신랑의 부모님께서 일찍 세상을 떠나가셔서 신부는 시부모님께 효도를 직접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부부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진정 효도를 보여드리는 일이라 여기고 열심히 효도하시기 바랍니다.
신랑도 장모님과 장인어른을 너무 어렵게 여기지 말고 내 부모님 이라고 생각하고 정성껏 받들면 될 것입니다
진정으로 잘하면 대견해 하시고 끔찍이 사랑하여 주실 것입니다.
피천득선생님의 ‘인연’이란 수필집에서 ‘송년’이라는 제목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새색시 시집가서김 장 서른번만 담그면 늙고 마는 인생.
우리가 언제까지나 살 수 있다면
시간의 흐름은 그다지 애석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인생은 어찌보면 너무나 짧은 것입니다.
부부가 평생을 사랑만 하면서 살아도 너무나 짧고 아쉽기만 한데 하찮은 일로 다투며 사는일은 너무도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부가 평생 사랑하려면 꾸준히 매력을 발산해야합니다.
부부가 서로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하여는 정서를 퇴색시키지 않고 늘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며 인격 도야에 매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월은 충실히 살아온 사람에게 보람을 갖다 주는데 그리 인색치 않다고 합니다.
‘부부지도 일초종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신랑신부의 이 아름다운 모습을 평생 기억토록 하겠습니다.
신랑 김계성군과 신부 정재원양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