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虛作談論
건배사 유감
아치울잡초
2011. 12. 13. 12:58
연말이 되고 송년회 행사가 잦다.
엊그제 송년회에서는 누군가 ‘변사또’라 하더니 ‘변하지 말고 사랑하며 또 만납시다’ 라고 풀이를 한다.
다른 어떤 친구는 ‘가족같이’를 외치는데 본인이 ‘가’라고 선창하면 좌중이 ‘족같이’라 답창하라 해서 그대로 했는데 ‘족같이’ 발음이 영 이상하게 들려서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았던 기억이 있었다.
아주 옛날 우리 조상들은 정자에 앉아 흐르는 물길에 잔을 띄우고 술잔이 멈추는 곳에 앉아 있는 사람이 즉석에서 한시를 읊어가며 놀았다고 한다.
즉석에서 분위기에 맞도록 ‘기승전결’을 갖추어 ‘운’을 맞춰가며 오언절구나 칠언절구 한시를 노래하던 선비들에 비하면 우리들의 놀이인 ‘건배사’는 너무나 유치해진 것 같아 안타깝다.
모처럼 동부인하여 점잖게 한해를 마무리하고 서로간의 우의를 다지는데 있어 작금의 ‘건배사’는 조금 달라지던지 충분히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땅한 ‘건배사’를 순발력 있게 만들어 낼 능력이 없다면 오히려 분위기에 맞는 옛시조나 한시 한편이라도 준비하여 읊어가며 그 뜻을 함께하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 싶어 올해는 ‘우업’의 ‘술을 권하노니’라는 한시를 준비해 뒀다
勸酒 于鄴 武陵
勸君金屈巵 滿酌不須辭
花發多風雨 人生足別離
권군금굴치 만작불수사
화발다풍우 인생족별리
술을 권하노니
그대에게 귀한 술잔 권하노니
가득 부어도 사양하지 마시게
꽃피면 비바람이 많고
세상살이 또한 이별 많은 법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