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 라고 비장하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말로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반드시 실행에 옮기고야 만다는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자랑 섞인 이야기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는 자신의 결단력 부족을 자책하며 내심 부러워하기도 한다.
우리가 살다보면 이런저런 이유를 핑계로 말로만 앞세우는 경우가 왕왕 있게 되는데
‘한다면 반드시 하고야 마는’ 그런 결단력은 분명 자랑거리 일수가 있다.
그런데 다시한번 살펴보면 그것은 왜곡된 생각이며 본질은 다른 곳에 있지 않나 싶다.
‘반드시 한다’라는 결단력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더욱 중요한 문제는 ‘무엇을 하느냐?’라는
‘목적의 가치관’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반드시 한다’라는 ‘실행의 존부’는 그 다음 문제가 아닐까 싶다.
정말 해야 할 일인지 하지 말아야 할 일인지의 문제는 차치하고 ‘한다면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을 무작정 결단력 있게 실행 했을 때 이 인간 세상은 얼마나 황폐해질 것인가?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은 ‘한다면 하는 사람’보다 오히려 ‘그 일을 해야 하나 마야 하나’라고 고민하며
다소 실행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맡겨질 때 더욱 다행스런 일이 되지 않겠는가?
경제를 살리겠다는 슬로건 때문에 대통령을 ‘경제대통령’으로 뽑고세상의 모든 가치를 경제로만 환산하여
인간의 존엄한 가치는 안중에도 없는 우리세대 사람들.
인간의 존엄성보다는 경제만 우선시 되는 세상에 살다보니 가치가 전도되어 목적과 수단 중에
무엇이 근본적인 문제인지도 모르고 그저 수단에만 신경을 쓰고 남이 하면 따라 하고 남이 가면 따라 가고
그것이 우리 삶이 되어 버렸다.
돈이 많으면 편리함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기야 하겠지만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는 돈으로 안 된다는 것을
잊고 산다.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기보다는 ‘한다면 반드시 하고야 마는’ 일이
더욱 가치가 있다고 착각하고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