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하루 또하루
평소 잘하구 살아야지
아치울잡초
2012. 3. 29. 10:59
여의도로 출근한지 일주일 지났다.
대한민국 금융의 메카답게 ‘금융감독원’, ‘서울국제금융센터’가 그 위용을 뽐내고 있고
‘00증권’이니 ‘00금융’이니 앞뒤로 즐비하고 나는 HP빌딩에 자리를 잡았다.
어제는 점심 먹고 운동할겸 바로 앞에 있는 여의도 공원을 나갔더니
삼삼오오 어깨를 나란히 무언가 열심히 대화를 나누며 모두가 부지런히 걷고 있었다.
대부분 여의도 금융가에 종사하는 잘나가는 젊은이들,
복색도 훌륭하고 자신감에 찬 헤어스타일이며
목소리도 대부분 기운이 솟아나는 듯 활기가 넘쳐났다.
그 틈바구니에 상대적으로 나이 먹은 나도 혼자 걸었지만 그리 어색하지 않았고
서로가 무관심하게 지나치고 대화에만 열중하며 걷는 분위기가 좋아졌었다.
따사로운 봄볕아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한참을 걷고 있는데
누군가 부르는 것 같았다,
“선배님? 아니 여기는 웬일이세요?” 바라보니 2년후배 녀석이다
“아니 나는 뭐 이곳에서 산책하면 안되냐?”
여의도 입성 경위를 잠시 설명해 주었다.
이제 나이를 먹고 보니 ‘숨을 곳이 없다’ 라는 생각이 든다.
검단산에 갔더니 수십년만에 보는 옛날 동료를 만나고
남쪽 끝 청산도에서도, 외도에서도, 죽녹원에서도, 남당리에서도
예외없이 지인을 마주치게 되더니
이곳 여의도 공원에서도 그리도 많은 사람들 지나치는데 비껴갈 수는 없었나 보다.
평소 잘하고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