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사년 중추절 가족여행
계사년 중추절 가족여행
추석절 전을 부치느라 기름 냄새 찌들었을 텐데 기름때 빼주겠노라고
딸내미가 스파여행을 시켜주어 추석연휴 끝자락 이틀 동안 아내와 셋이서 여행을 다녀왔다.
나는 충실한 운전기사만 할 터이니 신애가 가이드며 여행기획까지
모조리 맡아하라 미루었더니 홀가분하고 대접받는 기분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
먼저 제천에 위치한 “리솜 프로스트”라는 곳의 스파를 거액을 주고 입장했다.
어린애들이 있는 것도 아니라 통상 사우나만 즐겼지
놀이시설이 구비된 스파이용을 아니하다가 신애 따라
고가의 입장료를 치룬 스파에서 나는 뻘쭘했지만
아내는 모처럼 딸과 함께하는 여행이라선지 몹시 기분이 좋아서
물장구도 치며 이리저리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기분이 고조된 상태라서 인지는 몰라도 수영을 배우고 싶다고도 했고
수영을 배우려면 머리부터 물속에 넣고 잠수부터 해야 하는 거라는 설명을 듣고는 주춤하기도 했다.
스파는 우리처럼 기름때 빼러온 가족단위 입장객들로 북적댔고
해가 질 무렵까지 그곳에서 모처럼 가족끼리 놀며 대화하며 기름때를 쪼~옥 뺐다.
인근 청풍으로 차를 몰아 한우로 저녁을 먹었는데
우리집 장손 정도가 비록 빠졌지만 가족이 함께 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한우 맛도 일품이었고 가격도 저렴하여 기분 좋게 식당을 나설 수 있었다.
저녁 늦게 미리 예약해 둔 인근 ,박달재 터전‘이란 숙소로 갔다.
박달재 고개 초입 주변에 숲이 무성한 곳에 터전을 잡고
커다란 가마솥뚜껑을 올려놓아 수십명이 한꺼번에 찾아와도 고기를 구워 먹는데
조금도 불편함이 없도록 갖추어진 모습이 인상적 이었다.
검정색 지붕에 흰색 외벽,
그리고 주변의 산과 숲을 충분히 조망할 수 있도록 넉넉했던 이쪽 저쪽 유리창 면적
흑과 백의 단조로우면서 간결한 채색을 하여
약간은 일본식 분위기가 나는 숙소가 자리 잡았었는데
밤에는 사방 칠흑같은 어둠에 쌓여있었고
올려다 보면 하늘에 별빛만이 아른거렸지만
또 내려다 보이는 마당에는 아름다운 조명으로 분위기를 냈고
장독이며 거북모양의 조형물이 상당히 아름다웠었다.
낯선 여행지 울고 넘는다는 박달재에서 하룻밤 행복한 여정을 뒤로하고
우리는 ‘청풍문화단지’로 갔었다.
그곳에서 ‘청풍석조여래입상’이며 ‘한벽루’등을 돌며 문화체험을 즐기고
망월루에 올라 청풍호반을 마음껏 내려다 본 후 서울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