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하루 또하루

• 雨晴寒暑一喜一悲(우청한서일희일비)

아치울잡초 2014. 7. 31. 17:11

 

 

 

 

雨晴寒暑一喜一悲(우청한서일희일비)

 

지하철 출근길 차안이 복잡한데 출입구 쪽에 젊은 커플 한 쌍이 꼭 붙어있다.

몸을 정면으로 완전 밀착하고 얼굴도 거의 붙어있다.

승객 출입시 눈총을 주어도 아랑곳 않는다.

 

집에서 둘이 있을 때는 둘이 좋다면야 그 보다 더한 사랑의 행위를 할지라도 아무 상관없으니

집에서 싫건 즐기고

공공의 장소에서는 어른, 아이들이 다 보고 있으니

지나치지 않을 정도(옆으로 꼭 붙어서 손잡는 정도)가 되면 보기애도 좋으련만

때와 장소 구분 없고 민망한 그런 행위가 도무지 수치스럽지 않은 모양새다.

 

요즘 지하철에서 그런 애정행각 벌이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자꾸 접해도 평정심이 부족해선지 그때마다 눈총시리긴 마찬가지다.

 

오래전 여럿 모인 장소에서 신혼이라는 한 쌍의 부부가 우리부부 보는 앞에서

우리 정서와는 다른 지나친 애정행각을 보여준 일이 있었다.

 

말끝마다 자기야 사랑해!’를 연발하고 얼굴을 서로 붙이고 이야기하며

그저 부벼대고 하며 보기에 민망했지만 신혼이라니 딱히 뭐랄 수 없어

목불인견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함께

동석했던 아내가 부러웠던지  당신 보고 배우소’“그 커플들 십분지 일만 따라가소하며

나를 비난한 적이 있었다.

 

내 예측대로 그 커플은 다투기 시작하더니 금새 남남으로 헤어지고 말았다.

雨晴寒暑一喜一悲(우청한서일희일비)라고,

그 커플은 잠시 좋아서 헤헤거리다 이내 돌아서서 싸우고는 그렇게 살다 바로 헤어졌다.

 

좀 무지근하게 가슴에 담아두지 못하고

상대가 사랑스러우면 적극적으로 애정표현을 하고

역으로 상대가 섭섭해지면 또 바로 강도 높게 비난을 하며 참지 못하고

결국은 다투고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은 많은 사랍들이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애정표현도 참고 참다가 결정적인 순간 하게 되면 그 희열이 더욱 커지는 것처럼

매일 끌어안고 있다 보면 나중에는 정말 내가 왜 무얼 끌어 안고 있지?’하며

무감각해 진다는 것을 그들은 몰라서 그러는 것일까?

 

아무튼 출근길 지하철에 어린이가 많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자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