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하루 또하루

• 생각을 해야하는 동물

아치울잡초 2015. 8. 9. 22:22

 

생각을 해야하는 동물

인류학자는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며 이 ‘호모 사피엔스’라는 말은 ‘생각하는 인간’ 이란 뜻이라고 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생각하는 인간’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생각없이 사는 일’이 많다고 한다.

‘생각없이 사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에 대하여 ‘한나 아렌트’라는 철학자는 아주 평범한 사람도 생각없이 살게 되면 악마가 될수 있다고 하며 독일의 전범 ‘아이히만’의 이야기를 그 근거로 내세운다.

아이히만은 히틀러시대 유대인 수백만명의 학살에 관여한 사람이었다.

유대인들은 당연히 그를 잔인한 살인마라고 욕을 했다.

전쟁이 끝나고 그는 아르헨티나로 도망을 쳤으나 1960년 체포되어 이스라엘의 한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재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 재판을 취재하던 ‘아렌트’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아이히만’이 너무나 평범했으며 그는 체격도 크지 않고 그저 머리 희끗희끗한 동네 아저씨 같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물론 머리에 뿔난 것도 아니고......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그가 유대인을 미워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유대인 학살에 관여한 것이었을까?

단지 관료로서 ‘명령받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했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가 성실하게 수행해낸 일은 잔인하게도 수백만명의 유대인을 죽게 만든 일이었던 것이다.

‘아렌트’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아주 부지런하게 일했을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부지런함을 탓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했다는데 있다.”

“그가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히만’의 경우를 보면 악마는 ‘악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 생각을 하지않는 사람’이라 힐 수 있다.

그냥 주어진 일을 기계처럼 하고 생각이 없으면 우리도 언제든 악마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살다보면 주위에 조직을 위하여 목숨까지 바치며 충성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그러나 선량한 사람일지라도 그가 속한 조직이 악한 일을 도모했다면 그리고 그 조직이 도모했던 그 일을 생각없이 기계처럼 수행했다면 악마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평생 공직생활을 하며 기계처럼 살아왔던 자신을 돌아보며 나는 과연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아무런 생각 없이’ 악마의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뒤돌아본다.

안타깝게도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 아니라 ‘생각을 해야 하는 동물’인것을 미쳐 알지 못한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