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저녁 9시 뉴스는
TV 공영방송 저녁 9시 뉴스는 대다수 사람들이 시청을 한다. 나도 예외는 아닌데 요즘 공영방송의 ‘저녁 9시 뉴스’를 볼라치면 짜증스러워져 뉴스 시작 5분도 채 시청을 못하고 실컨 두들겨 패고 얻어터지고 하는 ‘UFC 채널’로 옮겨갔다가 9시 20분쯤 되면 원래의 채널로 돌아온다.
그 시간쯤이면 북한관련 보도가 끝나고 정상적으로(?) 국내외뉴스가 나오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공영방송 도입부는 거의 매일 북한관련 보도로 시작되어 짧게는 10분, 길게는 20분간 진행되는데 도대체 이 기조(基調)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매일 시청하다보니 국정원 직원도 아닌데 북한에 대해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알게 되는 것 같고 특정분야는 오히려 우리 대한민국보다 북한을 더 잘 알게 되지 않을까 염려도 된다.
엊그제 뉴스만 해도 시작부터 한결같은 북한관련 보도였는데 북한의 당비서가 누구누구고, 김정은의 여동생 벼슬이 뭐고, 어느 놈이 권력을 디시 찾았고, 또 어느 놈은 내쳐졌고, 북한 핵이 어쩌구 저쩌구, BBC기자가 쫓겨나구 등등,
대한민국의 비서실장이 누군지는 임명할 때 방송한번 타고 말았을테니 이름석자 가물가물하고 우리 대통령 가족들의 근황도 알바 없는데 북한의 당비서나 여동생 동향을 그리 상세하고도 자주 보도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작금(昨今)의 공영방송 9시뉴스 컨텐츠라는게 20분간 북한관련 보도, 20여분간 국내외뉴스, 그러다 9시 40분경 스포츠로 넘어가 버리게 되고 복잡한 세상사 하루일과를 국내외뉴스 시간 불과 20여분 만에 다 보여주려니 사고(思考)의 흔적없이 사고(事故)만 보여주기 바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대목에서 염려스런 ‘스톡홀름증후군’이란 것이 생각난다.
스톡홀름에서 무장 강도가 은행을 침입하면서 장장 6일 동안 대치를 했었고 마침내 6일이 지난 후 강도들이 붙잡히고 모든 상황 종료 되는 듯 싶더니 한 가지 문제가 불거지는데 그 문제 라는게 인질로 있었던 한 여성이 인질범을 사랑한다고 밝히면서 이 현상을 ‘스톡홀름증후군’이라 불렀다고 한다.
우리는 북한에 대하여 연민의 정을 느끼거나 호감을 가지면 절대로 안 된다.
그들의 권력세습을 미워하고 또 북한의 독재권력을 저주하여야 마땅하다.
지금과 같은 패턴으로 공영방송 뉴스가 20분간을 매일처럼 북한뉴스만 보도하면 ‘이게 북한방송이야 뭐야?’하는 불평이 쌓여갈 수도 있다.
하루일과를 마친 민초들이 저녁시간 가장편한 자세로 무감각하게 매일처럼 북한관련 뉴스를 대하다 보면 만에 하나라도 누군가에게 북한에 대하여 ‘스톡홀름증후군’이 생기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이는 정말 우려(憂慮)스런 일이고 이 책임은 전적으로 매일처럼 북한관련 방송을 빠뜨리지 않고 해준 공영방송 측에 있다고 보여 진다.
나는 그래서 9시뉴스 볼라치면 2~3분만 북한관련 방송을 시청한 후 잽싸게 UFC를 다녀오는데 혹시 이런 북한뉴스 컨텐츠가 안보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다행이겠지만 어느 수준 낮은 정책 입안자의 ‘국민 우민화 프로젝트’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된다.
굳이 북한관련 뉴스가 필요하다면 9시뉴스 말미에 5분 이내로 임팩트 실어서 하고 남는 시간에는 오히려 공영방송 설립 취지(趣旨)에도 맞고 시류(時流)에도 부합하는 보도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바쁘고 힘든 세상, 지친 몸을 끌고 와 저녁 밥상 물리고 잠시 TV를 통하여 위로받고 싶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안식을 줄 수 있는 유익한 정보가 얼마나 많을까?
꿈과 희망을 주는 정치얘기, 살림이 나아질 수 있는 유익한 경제 정보, 더불어 함께 사는 공정한 사회, 인정넘치는 따뜻한 스토리, 국민의 품격을 높여주는 문화정보 등등
요즘 같은 5월 어린이날에는 어린이가 얼마나 보호받고 소중히 자라야 하는지, 어버이날에는 부모사랑 효(孝)가 가족에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덕목인지 등등, TV에서 다루면 감동을 줄만한 컨텐츠가 얼마나 많겠는가?
이런 분야 전문가도 넘쳐 날 테니 모셔다 한 말씀 들으면 고용 창출도 한 몫 할거구~~
그러나 나의 이런 바램에도 불구하고 조석(朝夕)으로 북한관련보도가 창궐(猖獗)하는 그 기조(基調)가 일관(一貫)하니 어쩔거나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싫으면 안보면 그만이지, 그래도 다행스럽게 나에겐 ‘공영방송 대체(代替) 채널’인 ‘UFC채널’이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