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사성과 흑기총(黑麒塚)
요즘은 자전거를 타고 영장산을 오르내린다.
오르막이 심할때는 내려서 끌고 올라가고 경사가 극심한 내리막은 속도를 최대한 줄여서 내려가며 두어시간 정도 사이클링을 하게 되면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고 산행을 하는 것보다 허벅지가 뻐근하니 내겐 운동효과가 훻씬 많은 것 같아 요사이 자주 영장산 자락을 넘어 다닌다.
자전거를 타고 산을 넘어 한참을 가니 ‘광주시 직동’ 이 나오고 그곳에 세종조 충신 ‘맹사성 묘’와 그가 타고 다녔던 소의 묘가 나란히 모셔져 있어 계획에도 없는 문화탐방을 하게 되었다.
세종때의 재상으로 효성이 지극했던 고불(古佛) 맹사성(孟思誠)
7세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3년간 죽을 먹으며 묘앞에서 상을 치루었으며 일찌기 학문에 정진, 벼슬길에 올라 대사헌을 거쳐 세종때에는 우의정까지 올라갔지만 소탈하고 검소한 성품으로 출입시 소를 타고 다니기를 좋아하여 보는 사람들이 그가 재상인줄 몰랐다는 맹사성.
그의 묘역 약 20미터전 좌측에 ‘흑기총(黑麒塚)’이라고 평소 타고 다닌 소의 무덤이 나란히 자리해 있는데 ‘흑기총(黑麒塚)’의 사연이 재미가 있다.
고불(古佛) 맹사성(孟思誠) 정승이 온양 고택 뒷산 봄 경치에 취하여 산을 오르던 중 아이들에게 시달림을 당하는 검은 짐승을 보고 아이들을 호통치니, 아이들은 달아나고 검은 짐승이 정승에게 다가와 꼬리를 흔들며 집에까지 따라와 할 수 없이 하인을 시켜 잘 기르며 그 후 정승께서는 온양에서 한양을 이 검은 소(黑麒)를 타고 왕래 하시게 되었다고 한다.
정승이 서거하자 검은 소는 주인 잃은 슬픔을 못 이겨 먹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 검은 소의 장례를 치루어 주고 정승 묘역에서 가까운 곳에 무덤을 만들어 주고 ‘흑기총(黑麒塚)’이라 이름 지어 준 뒤 해마다 벌초를 해주고 잔을 부어준다고 한다.
요즘에는 기르던 강아지를 휴가철에 버리고 와서 ‘유기견 처리‘문제가 상당히 심각 하다고 한다.
맹정승의 일화가 조금 오래된 이야기지만 한때는 기르는 강아지가 이쁘다고 얼굴 부벼대며 요란을 떨어대다가 나중에는 귀찮다고 내다 버리는 요즘 세태와 극단적으로 비교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燕子樓 (연자루에서) 고불 맹사성
駕洛遺墟幾見春 (가락유허기견춘)
首王文物亦隨塵 (수왕문물역수진)
可憐燕子如懷古 (가련연자여회고)
來傍高樓喚主人 (래방고루환주인)
가락의 남긴 터가 몇해나 지났는가
수로왕의 문물도 티끌로 돌아갔네
가련한 저 제비는 옛날이 그리운 듯
연자루 곁에 와서 주인을 찾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