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드나드는 일은

아내가 병원 소견서를 받아 오라 해서 병원에 갔다.
보험회사제출용이라면서 가능하면 보헙회사에서 받은 양식에 내용을 채워서 발급받아 오던가
병원에서 정 안된다하면 병원지정양식으로라도 해오라는 당부를 했었다.
갑상선 암 치료를 한 병력때문에 실손보험 가입이 안되지만 치료 후 일정 기간이 경과되었다면
심사 후 가입도 가능할 수 있으니 소견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오뉴월 찌는 더위에 강동경희대병원을 찾아갔다....
접수창구에서 신청사항을 말하니 ‘접수요금이 23,280원’이고 빌급 받아 나올 때 ‘도장값이 10,000원’ 추가된다고 한다.
‘아니~ 소견서 줄 몇칸 기록을 보며 채워주는 일인데 그렇게 비쌉니까?’ 했더니
‘’규정상 어쩔 수 없습니다‘ 라고 한다
그래, 창구 여작원에게 이야기해 봐야 뭔 소용있겠냐 싶어 그쯤하고 소견서 발급받으러 담당 의사에게 갔다.
가능하면 보험회사 소견서에 적어주시고 정 안 되면 병원지정 양식으로라도 해주십사 하며 준비해 간 소견서를 내밀었다.
기록을 찾아보더니 보험회사 소견서 양식에 성명, 생년월일, 수술일자, 병명코드, 수술후 정기검진 일자 및 결과(negative)등 차례로 적더니 도장받아 가라고 한다.
문 열고 나오며 간호원에게 도장은 어디서 받냐고 물었더니 1층 300번 창구에서 받으라 알려준다.
300번 창구로 가서 도장 찍어 달라했더니 ‘도장 값 30,000원’을 내란다.
‘아니~ 저 옆에 접수창구에서는 ’도장 값이 10,000원‘이라했는데~’
단지 도장한번 콕 찍어주는데 10,000원도 비싼거 아니냐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병원 지정양식은 10,000원이지만 보험회사 양식은 30,000원입니다’
‘아니~ 도장 한번 찍는데 양식따라 내용이 달라지나? 도장이 달라지나? 같은 소견서에 도장 한번 찍는데 어떤 건 10,000원, 어떤 건 30,000원 차이가 왜 그리 심하게 납니까?'
'접수할 때 설명해 주던지, 작성하며 설명해주던지, 간호원이 안내하며 설명하던지, 충분한 기회가 있는데 왜 끝까지 설명하지 않고 이 모양들인지 도대체 지들 입맛대로군‘ 들으라고 투덜거렸다.
300번 창구 직원 멍하니 나를 바라보며 꿀 먹은 벙어리다.
그러나 어쩌랴, 이리 저리 오르락 내리락 한참 다니며 작성한 소견서인데~
더 떠들어봐야 영감탱이 더위 먹은거 아니냐? 라고 하기전에 그만해야지.
삼만원 내고 도장찍어 달라했다.
대신 잘 보이게 똑바로 찍으라하면서~
소견서 달랑 한 장 빌급받는데 왔다 갔다 두세시간 걸렸고 53,280원 들었다.
A4용지 증명서 한 장에 거금 53,280원,
뭔가 사기당한 것처럼 기분이 나빴다.
접수창구직원, 간호원, 의사 등 병원 관계자들 표정 좋게 대해줬지만 친절하다기 보다는 잇속만 챙기는 장사꾼같은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어쩔수 없어 병원에 가지만 병원 드나드는 일은 역시나 기분좋은 일이 없다.
그래도 병원은 언제나 바글바글, 장사가 잘되나보다.
그리고 오늘 날씨는 정말 짜증스럽게 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