痴人畏婦 賢女敬夫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인은 남편을 공경한다.
관모네집 집들이가서 오래된 친구들을 부부동반으로 만났다.
정성껏 준비한 음식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반갑기만 했고 이제 육십 환갑을 이태 앞두고 있는 우리는 머리가 희끗희끗했는데 친구 頭表가 마누라에게 무슨 꼬투리를 잡혔는지 마누라에게 과잉 아양(?)을 떤다.
마누라에게 큰소리만 치고 일생을 살아온 녀석인데 뭔가 단단히 켕기는게 있는 것 같다.
보기가 민망한지 친구 建이가 한마디 한다.
“저 인간 뭔가 단단히 캥기는게 있지? 왜 안하던 짓하고 난리야?”
建이가 말 끝에 사족을 단다.
“하긴 나도 집에서 설거지하고 오늘은 세탁기 돌리고 이불 빨래까지 하고 왔지”
建이는 요즈음 그릇도 사서 집에 가져가고 요리에 관심을 가져보고 싶다고 하니 빨래나 설거지가 자업자득 이거니 싶다.
나이를 먹으니까 친구들은 여성호르몬이 나오고 마나님들은 남성 호르몬이 나온다더니 정말 현실로써 나타나는 건가?
내가 한마디 했다.
“야! 인간들아 왜 그러고 사니? 내마누라 얘기나 들어봐라,
여보 당신 내가 집에서 어떻게 하고 사는지 얘기한번 하소!”
아내는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한마디 한다.
“당신은 아무말 말고 듣기나 하소, 당신은 아직 정신 못차렸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 좀 본 받을건 본 받아야 해 ! ”
아내와 함께 TV보다가 옆에 슬쩍 돌아보고 “여보 물!”하면 아무런 불평없이 아내는 물을 떠다 바치는 것이 우리집 모습인데 친구들 만나고 메스컴에서 자꾸만 쪼그라드는 사나이 모습만 보여주니 나도 내심 위기의식이 들지만 버텨볼란다,
현명한 아내 믿고...그리고 명심보감 믿고......
痴人畏婦 賢女敬夫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인은 남편을 공경한다.
조선 중종 때 영의정을 지낸 송일의 부인은 질투가 매우 심했죠. 젊어서 송일이 한 여종의 손이 예쁜 것을 보고 장난삼아 잡았더니, 이를 안 그의 부인이 그 여종을 잡아다 놓고 야단을 떨었죠. 여종을 불러놓고 "대감께서 네 손목을 무척 좋아하시는 모양이니, 그걸 잘라서 저녁상에 올려야 겠다."
그런데 이런 어미의 성질을 닮았는지 그의 막내딸도 성미가 고약했죠.버릇을 고쳐놓지 않았다가는 소박을 맞기에 딱 알맞을 것 같아 하루는 불러놓고 겁을 주었죠."너는 네 어미를 닮아 질투심이 심하니, 시집을 가면 반드시 그 집안을 망칠 것이다. 차라리 이 약을 먹고 죽는 것이 낫겠다."하고 송일은 미리 만들어 놓은 먹물 사발을 독약이라며 건네 주었다.
그러자 막내 딸은 약 사발을 받더니 단숨에 들이키면서 말했죠."소녀는 버릇을 고칠 자신이 없으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습니다."
송일은 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음을 알고는 이제 딸을 누르고 살만한 신랑감을 구하기로 마음먹었죠. 하루는 퇴청을 하는데, 어떤 더벅머리 총각과 자기 집 여종이 담장 밑에서 희롱하고 있는 것을 보았죠.
"어떤 놈이기에 남의 집 뜰에 들어와서 무례한 짓을 하느냐?"그러자 그 총각은 눈을 똑바로 뜨고 대답했죠."저도 사대부집 자식이니, 이놈 저놈 하지 마십시오. 여종과 좀 친하게 지냈기로서니, 그게 무슨 큰 잘못이라고 야단이십니까?"
송일은 그의 기개가 마음에 들어 알아보니 집안이 가난했으나 좋은 가문이어 딸과 정혼을 시켰죠. 혼인식 날 신랑을 본 송일의 집 하인들이 수근거렸다."아니 신랑은 삼월이가 좋아하던 홍총각이구나."그제서야 사정을 안 송일의 부인과 딸은 머리를 싸매고 드러눕고 사위 홍언필은 첫날밤도 보내지 못하고 떨려났죠.홍언필은 반년 동안 처갓집에 발걸음도 하지 않고 과거 공부에만 열중해서 마침내 장원으로 급제했죠. 하루는 송일이 퇴청하여 오더니, 아내와 딸을 불렀죠.
"이걸 좋은 일이라 해야 할지 나쁜 일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소. 홍서방이 이번 과거에서 장원을 했소."그렇지 않아도 딸을 혼자 늙히는구나 싶어 은근히 속을 태우고 있던 송일의 부인이 다그쳤죠."예까지 올렸으니, 어엿한 사위인데 어찌 불러오지 않았어요?""글쎄, 나도 장한 생각이 들어 불러 치하를 해주려고 햇더니 모른 척하고 거버리지 않겠소?" "이게 모두 당신과 딸아이의 고약한 성미 때문이니,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잊어버립시다."
이튿날은 더욱 속상한 일이 일어났다. 과거에 합격한 사람들은 으레 어사화를 꽂고 말을 타고 장안을 돌아다니며 3일 동안 선배나 스승을 찾아다니는 풍습이 있었죠.밖이 떠들썩하여 딸이 나와 문 밖을 보니, 홍서방의 늠름한 행렬이 집앞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었죠.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던 그녀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죠."아, 저처럼 늠름하고 장한 남편을 몰라보다니................."딸의 부은 눈을 본 어머니는 자존심을 따질 처지가 아니었죠.사랑으로 나가 남편 앞에 무릎을 끓고 빌었다."여보, 제발 빌겠어요, 어떻게 손을 좀 써보시구려. 정승인 당신이 부르면 들어오지 않을 수 없잖아요?"송일은 몇 번 시치미를 떼다가 하인을 불러 심부름을 시켰죠.
"어서 나가 홍장원을 공적인 의례로 만나자고 불러라."장인과 사위 사이가 아닌 정슨과 급제자 자격으로 부른 것이다."소견없는 아녀자의 말을 어찌 귀담아 듣고 그처럼 오래 노여움을 간직하나. 이제 그만 풀도록 하게. 내가 잘못하였으니 용서하게."
장모의 말에 홍언필은 가겠다며 자리를 떨치고 일어났죠. 이를 본 송일이 말렸다. "이보게, 장모가 그처럼 붙잡으면 앉지 무얼 그러나. 자, 나하고 술이나 한 잔 나누세."
그러자 이게 웬일인가, 그처럼 가겠다고 버티던 사위가 거짓말처럼 고분고분 자리에 앉는 게 아닌가! 이 모두가 고집 센 딸을 꺾기 위해 짜고 꾸민 일이었떤 것이죠. 신부는 이후 고집이나 질투를 버리고 지성으로 시부모와 남편을 공경하여 보기 드문 복을 누렸으니 친청아버지 송일을 비롯하여 남편 홍언필, 아들 홍섬이 모두 영의정을 지냈다. 그래서 그녀를 두고 당시 사람들이 '영의정의 딸로 태어나 영의정에게 시집 가 영의정을 낳았다.'하고 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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