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우리나라의 왕과 신하들은 역경(易經)의 대가였다.
관리를 등용할 때면 그 날 주어진 제목을 가지고 시(詩)를 짓는 것이었다.
역경에서 말하려고 하는 우주만물의 보편적인 법칙인 도(道)를
그시에 얼마나 잘 적용시키고 또 표현하느냐를 채점하여 관리로 등용시켰다.
뽑힌 관리중에 우수한 사람들로 하여금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놀이를 만들어서
우주 변화의 이치를 자연스럽게 교육시켰다고 한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 한 가지가 '도리도리 짝짜꿍' 이다.
아기가 자기 힘으로 목을 들고 있을 때쯤 ‘도리도리’라고 어르면 아기는 머리를 좌우로 회전시킨다.
말은 못하지만 자기가 ‘도리도리’라는 말에 반응하는 것을 어른들이 좋아 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도리’는 도의 이치(道理) 혹은 도가 나온다(道來)는 뜻이다.
『황제내경』에 의하면 우주는 둥글고 머리는 우주를 본떠서 둥글다는 구절이 있다.
머리가 곧 우주라는 뜻인데, 우주는 둥글고 ‘머리를 돌리는 것’과 ‘도가 나온다는 것’의 일치함을 가르친다.
‘도리도리’ 놀이의 목적은 근육을 제어할 수 있는 두뇌 발달을 촉진하기 위함이겠으나
거기에 철학적 의미까지 부여하여 그런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도리도리’를 할 줄 알면 ‘짝짜꿍’을 시킨다.
손바닥을 마주치는 동작인데 ‘짝짜꿍’이라는 말을 반복하면 아기는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짝짜꿍’은 ‘짝을 맞추어 쿵하는 소리를 낸다’라는 뜻이다.
음양(陰陽)의 화합을 뜻한다.
목보다는 더 분화되었으나 손가락보다는 덜 섬세한 팔의 근육을 움직이는 행동을 통하여
뇌의 발달을 촉진시키기 위한 동작이다.
아기가 이 두 가지 동작을 배우면 ‘도리도리’와 ‘짝짜꿍’을 구분할 줄 알게 된다.
위의 동작이 끝나면 ‘쥐엄쥐엄’을 시킨다.
‘쥐엄쥐엄’은 양쪽주먹을 폈다 오므렸다하는 동작이다.
보다 분화된 손가락 운동을 시켜서 뇌의 미세한 통제기능을 발달시키기 위한 동작이다.
우주에 해당하는 머리를 처음 돌리기 시작하는 ‘도리도리’는 봄의 작용이며,
손뼉을 치며 동작을 크게 하며 좋아하는 ‘짝짜꿍 짝짜꿍’은 여름의 작용이며
다음에 오는 ‘쥐엄쥐엄’은 가을에 해당하는 동작이기도 하다.
여름동안에 분산된 에너지를 보자기로 싸서 수렴하여 물질로 만드는 가을의 작용을 상징한다.
‘쥐엄쥐엄’을 할 줄 알면 ‘곤지곤지’를 시킨다.
곤지곤지는 왼손 바닥을 펴고 오른손의 검지를 펴서 왼손바닥에 반복해서 닿게 하는 동작이다.
‘곤지’는 두 개의 한자로 이루어진 말인데 ‘곤’은 주역의 팔괘 중 땅을 뜻하는 ‘곤괘’를 말하고 지(地)는 땅이란 뜻이다.
‘곤지’중에 지(至)는 ‘도달 한다’라는 뜻도 있어서 ‘곤지’는 ‘땅에 이른다’라는 뜻도 된다.
하늘의 도(道)가 땅에 이른다는 뜻이다.
‘곤지곤지’는 오른쪽(陽) 손가락을 한 개만 펴서 왼쪽(陰)손바닥에 반복해서 접촉시키는 미세한 동작이다.
아주 미세한 신경망이 구성되어야 가능한 동작이고 이런 동작을 반복함으로써 오차가 없는 안정된 신경망이 구성될 수 있다.
‘곤지곤지’는 두뇌발달에 큰 역할도 하지만 가을에 수렴된 에너지를 땅속 깊이 저장하는 겨울의 작용을 가르쳐 준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에도 우리의 조상들은 아이를 낳으면 누구나 ‘도리도리’, ‘짝짜꿍’ 부터 가르쳤고
그 속에 심오한 우주의 원리와 인간의 도리가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도리도리’가 무엇인지 모르게 되었고
대신에 ‘예쁜 옷‘으로 포장하는 일에만 관심을 두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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