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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나무순이 더 좋아!"

아치울잡초 2022. 5. 31. 06:10

 

"엄나무순이 더 좋아!"

어릴적 동네ㅇㅇ친구들과

우정 변치말고 영원하자며 시골땅 삼백여평을 함께 장만하고

원두막도 짓고 단풍나무도 심고

아이들 어릴적 함께 텐트치고 놀며 소중한 추억을 쌓았습니다.

 

그러나 애들 키우고 집장만하며 열심히 살아가느라

동네친구 모임은 조금씩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었는데

그래도 그 밭에 심어논 오가피는 해가 지나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해마다 오월이 오면 어김없이

여리디 여린 새순이 파랗게 올라오고

부드럽고 쌉스름한 그 맛을 마누라가 무척이나 좋아해서

열심히 따다 먹었던 그 일이 생각납니다.

 

도회지에서 바쁘게 살던 친구들이 자주가지 못하고

그 동네사람들이 그 밭을 '관리부실 밭'이라는 지적을 하게 되면서

마침내 그 시골땅은 처분을 하게되고

소중했던 우리들의 추억만 간직하기로 하였습니다.

 

남겨진 추억이야 말할 수 없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 중에 '오가피순'의 추억은 아주 또렷이 남았습니다.

매년 새봄이 찾아오면 '오가피순'이 생각나고

'오가피순'은 다시 우리들의 엣추억을 불러내 줍니다.

 

그러나 그 후로 아내는 변덕을 부렸습니다.

알고보니 '엄나무순'이 '오가피순'보다 더 맛있다는 겁니다.

다른 변덕보다 입맛 변덕 정도야 얼마든 감당 할 만 합니다.

 

인접거리 장날을 찾아보며 '마석장', '양평장'으로갔습니다

아침나절 잠깐이면 장날 나온 엄나무순은 사라져버립니다.

심지어는 머나먼 정선장에가서 기웃대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너무나 좋아졌습니다.

인터넷과 배달의 민족이면 만사 오케이 !

 

어제는 강원도 봄나물 전문가게를 수소문해서

엄나무순'을 배달시켰습니다.

얼마나 싱싱하고 향그런 녀석이 당도할지 기대가됩니다.

 

봄내음 가득한 엄나무순 향기에 취해

다정했던 우리 지난날들을 하나 둘씩 회상하면서

소소한 행복감에 취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