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風水등/漢詩·漢文

굴원 이소 "어부사"

아치울잡초 2006. 9. 21. 17:39

  毛澤東이 닉슨과 1972년 會同시 선물한 중국인의 정신

 楚辭 膳物  屈原 離騷 “漁夫辭”중에서

 

擧世皆濁我獨淸 衆人皆醉我獨醒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新沐者必彈冠 新欲者必振衣

 

 

신영복선생님이 쓰신 책, '강의-나의 동양고전독법' 79쪽에

 

 '현실과 이상의 영원한 갈등' 이라는 소제목의 글이 있다.
굴원屈原의 이소離騷 중에서 어부사漁父辭라는 작품을 통해
현실과 이상의 영원한 갈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어부'는 굴원이 유배 중임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한 고뇌와 울분을 토로한

애국적 작품으로 높이 평가되는 시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는 시입니다.

고등학교 한문 교재에 있습니다. 중요한 부분만 그 뜻을 새겨보기로 하지요. (중략)
유배되어 초췌한 몰골로 호숫가를 거닐고 있는 굴원에게 어부가 유배당한 이류를 묻습니다.

굴원이 밝힌 유배의 이유는 다소 엉뚱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죄다 부패했는데 자기 혼자만 깨끗했기 때문에 추방당했꼬,

 세상 사람들이 모두 술에 취해 있는데 자기 혼자만 맑은 정신이어서 추방당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굴원이 자신의 결백함과 정치적 정당성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중략)
이러한 굴원의 이유에 대하여 어부는 굴원의 비타협적이고 고고한 처세를 비판합니다.

성인은 사물에 읽매이지 않고 세사의 변화와 추이에 능히 어울릴 수 있어야 함을 들어

굴원의 심사고거深思高擧(깊은 생각과 고결한 행동)를 나무랍니다.

 

여기에 대한 굴원의 대답은 분명합니다.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
신목자필탈관, 신욕자필진의.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의 먼지를 떤 다음 갓을 쓰는 법이며,

몸을 씻은 사람은 옷의 먼지를 떤 다음 옷을 입는 법이라고 선언합니다.

차라리 강물에 몸을 던져 죽을지언정 깨끗한 몸을 더럽힐까 보냐고 자신의 고고함을 선언합니다.

비타협적 기개를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이러한 굴원의 비타협적 선언에 어부는 노를 두르리면 혼잣말처럼 노래하며 떠나갑니다.

이 노래가 이 시의 결론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어부가 읊조리는 노래로 되어 있습니다만

굴원이 스스로의 생각을 최종적으로 압축해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


나는 굴원의 이 시를 '이상과 현실의 갈등' 이라는 의미로 읽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상과 현실의 모순과 갈등은 어쩌면 인생의 영원한 주제인지도 모릅니다. 이 오래된 주제에 대한 굴원의 결론은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가장 정갈하게 간수해야 하는 갓끈을 씻고 반대로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 것입니다. 비타협적 엘리트주의와 현실 타협주의를 다같이 배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획일적 대응을 피하고 현실적 조건에 따라서 지혜롭게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굳이 이야기 한다면 대중노선을 지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감옥에서 만난 노선배들로부터 자주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이론은 좌경적으로 하고 실천은 우경적으로 해야한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좌경적이라는 의미는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 신목자필탈관, 신욕자필진의' 처럼 비타협적인 원칙의 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경적이라는 의미는 맑은 물에 갓끈을 씻고 흐린 물에는 발을 씻는다는 현실주의와 대중노선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과 현실의 갈등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오래된 과제를 마주하는 느낌입니다.

* 굴원(屈原 B.C 340-278)

: 초(楚)나라 사람. 왕족 출신인 굴원은 뛰어난 재능으로 20대에 임금의 총애를 받았으나, 그의 재주를 시기하는 사람에 의해 모함을 받고 추방을 당함. 그 후 초나라는 진나라에 패하고 굴원은 돌아갔으나 다시 쫓겨난다(49세). 굴원은 상강 기슭으로 오르 내리며 정치적 향수와 좌절 속에 유랑 10년의 세월을 보내고 돌 을 품은 채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져 62세의 생을 마감. 중국 최고의 비극적 시인으로 평가 한다. (출처 : '굴원(屈原 B.C 340-278)의 이소(離騷)' )

* 어부사漁父辭 (굴원의 이소離騷 중에서 )  

屈原旣放, 游於江潭, 行吟澤畔. 顔色憔悴, 形容枯槁.
굴원기방, 유어강담, 행음택반. 안색초췌, 형용고고.

漁父見而問之曰, 子非三閭大夫與. 何故至於斯.
어부견이문지왈, 자비삼려대부여. 하고지어사.

屈原曰, 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見放.
굴원왈, 거세개탁, 아독청. 중인개취, 아동성. 시인견방.

漁父曰,
어부왈,

聖人不凝滯於物, 而能與世推移.
성인불응체어물, 이능여세추이.

世人皆濁, 何不掘其泥, 而揚其波.
세인개탁, 하불굴기니, 이양기파.

衆人皆醉, 何不餔其糟, 而歠其釃.    
중인개취, 하불포기조, 이철기리.

何故深思高擧, 自令放爲.
하고심사고거, 자령방위.

屈原曰,
굴원왈,

吾聞之.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
오문지. 신목자필탈관, 신욕자필진의.

安能以身之察察, 受物之汶汶者乎.
안능이어지찰찰, 수물지문문자오.

寧赴湘流, 葬於江魚之腹中,
영부상류, 장어강어지복중,

安能以皓皓之白, 而蒙世俗之塵埃乎.
안능이호호지백, 이몽세속지진애호.

漁父莞爾而笑, 鼓 而去. 乃歌曰,
어부완이이소, 고설이거. 내가왈,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遂去不復與言.
수거불복여언.

[해석]
굴원이 이미 쫓겨나 江潭(강담)에서 노닐고 못가를 거닐면서 詩(시)를 읊조릴 적에 안색이 초췌하고 몸이 수척해 있었다.
漁父(어부)가 그를 보고는 이렇게 물었다.
그대는 三閭大夫(삼려대부)가 아닌가? 어인 까닭으로 여기까지 이르렇소?
굴원이 대답했다. 온 세상이 모두 혼탁한데 나만 홀로 깨끗하고
뭇사람들이 모두 취해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으니 그래서 추방을 당했소이다.
어부(漁父)가 이에 말했다.
聖人(성인)은 사물에 얽매이거나 막히지 않고 능히 세상을 따라 옮기어 나가니세상 사람들이 모두 혼탁하면 왜 그 진흙을 휘젖고 흙탕물을 일으키지 않으며뭇사람들이 모두 취해있으면 왜 그 술 지게미를 먹고 薄酒(박주)를 마시지 않고는무슨 까닭으로 깊은 생각과 고상한 행동으로 스스로 추방을 당하셨소?
굴원이 이에 대답하였다.
내 듣기로, 막 머리를 감은 자는 반드시 冠(관)을 퉁겨서 쓰고
막 목욕을 한 자는 반드시 옷을 털어 입는다 하였소이다.
어찌 몸의 반질반질한 곳에 外物(외물)의 얼룩덜룩한 것을 받겠소?
차라리 湘江(상강)에 뛰어들어 강 물고기의 배속에서 葬事(장사)를 지낼지언정어찌 희디흰 純白(순백)으로 世俗(세속)의 먼지를 뒤집어 쓴단 말이요?
漁父(어부)는 빙그레 웃고는 배의 노를 두드려 떠나가며 이에 노래를 불렀다.
滄浪(창랑)의 물 맑으면 내 갓 끈을 씻으리요, 滄浪(창랑)의 물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요.
그는 마침내 떠나가고 굴원은 다시 그와 더불어 말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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