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내 아버님

• 추석에 아버님을 모시고

아치울잡초 2012. 10. 1. 09:00

 아버님을 모시고 추석을 함께 지냈다.

올해 88세 米壽이신 아버님이시지만 정정하시다.

오늘은 32살먹은 손자녀석에게 스마트폰 설명 들으시느라 바쁘시다.

한해 한해 체구는 작아지시는 것 같으신데

기억력이나 지식습득에 대한 열정만은 조금도 식지 않으시는

참으로 고매한 정신력을 지니신 자랑스런 아버님.

아마 百壽는 거뜬하실 것 같다.

 

일본에서 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치신 아버님은

지금도 궁금한 것을 못 참고 배우시며

오늘도 추석 아침 밥상에서 일본에 대한 강의가 매우 구체적이셨다.

‘시코쿠’, '신주쿠, ‘이바라기현’이니 ‘도꾸가와이예야스’와

‘풍신수길’이 전투한 곳이 어디라는 등 일본지명 설명이 있고 난 후

학창시절에 오오사카 골목 골목을 헤집고 다니시면서

우유배달등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버신 일이며

어쩔수 없이 일본 군인이되어 비행장에서, 현해탄에서

근무하셨던 추억을 되살리시고,

일본사람들은 ‘코를 풀고난후 휴지를 자기주머니에 넣으며

절대 함부로 바리는 일이 없다'시는등

 

일본에서 20여년 동안 사시면서 학창시절을 다 마치신 경력을 바탕으로

일본지리며 역사며 철학 등등 일본에 대하여 강의를 시작하시면

신이 나셔서 그치실 줄을 모르신다.

 

지금도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시며

야구는 아메리칸리그를 즐겨보시고

‘뉴욕양키스’가 어떻고 ‘시애틀’이 어떻고 ‘로드리게스’ 연봉이 어떻고

 ‘류현진’이 가면 얼마나 받을 것 같고 라고 설명하시면

오히려 나는 모르는 이야기라 뻘쭘하게 듣고는 한다.

연속극보다는 스포츠, 토론, 바둑프로를 시청하시며

요즘은 드디어 ‘스마트폰’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셨다.

 

평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지극하셔서

누구에게나 환영받고 존경받으신다.

지금 연세에도 매일 만보기차시고 그 숫자 채우시려고 새벽부터 활보하시고

지하철타시고 방산시장 노인정에 출퇴근(?)하시는 아버님,

아버님의 장수비결은

“待人春風 持己秋霜”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대하고

자기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혹독하게 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며 사시는

당신의 우월하신 생활습관 탓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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