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하루 또하루

• 데낄라

아치울잡초 2013. 9. 22. 22:40

 

 

 

이번 추석 테니스장에는 다양한 귀한 술이 조달되어 주당들이 어느 해보다 행복에 겨워했다.

집에 고이 모셔두었던 술을 추석명절이라고 회원들이 한병씩 차고나왔는데

내가 ‘알파치노’가 병째 들이키던 ‘잭 디니엘’을 차고 나갔더니

멕시코산 ‘데낄라’, ‘쿠바 카스트로의 ’아바나‘, 북한의 ’삼궁술‘이

뚜껑 열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술이면 술마다 사람들에게 저마다의 스토리를 안겨주고 있을테지만

니에게 ‘데낄라’는 특별한 추억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오래전의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되었었다

 

그 시절 세월이 30년쯤 흘러간 걸까?

예전 대학로에서 레몬즙을 손등에 떨구고 소금을 뿌린 다음

 ‘데낄라’마시고 손등을 혀로 핥던 생각이 났었다.

 

그 시절 데낄라 나누어 마시며 행복했던 그녀와의 추억

술도 그곳에서 마시고 어깨 나란히 걷기도 했었지

그리고 하루라도 못보면 견딜 수 없어 목소리라도 듣곤 했었지.

나중에는 ‘데낄라’에 너무 취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었던것 같아,

마치 홍역을 앓았던 것처럼

지금까지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고 딱지처럼 자리잡고 있는

그 오래전 추억에 빠져들게 했던 가슴 아픈 추억의 알콜  ‘데낄라’

 

회원들은 ‘잭 다니엘’에 탄성을 질러대며 신나게 마셔댔지만

난 추억을 회상하며 ‘데낄라’에 빠져들어 대취하고야 말았었다.

오래전 그랬던 것처럼.

 

올 추석은 글로발 영웅호걸들이 마시던 명품 술과 함께한 술 파티~~~~

마실 때 기분은 최고로 좋았지만

자고나니 머리는 아프고 속은 울렁거리는 그런 추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