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하루 또하루

한강변 자전거타기

아치울잡초 2013. 10. 11. 10:41

 

 

 

 

 

 

 

 

 

아내가 자전거를 배우기 시작했다.

 

요즘 하늘은 푸르고 햇살이 따사롭고 바람이 시원한데

 

툭 트인 한강변 자전거 길을 달리노라면

 

답답한 가슴도 시원스레 뚫리는 것만 같다.

 

이제 페달 밟은 지 사흘

 

초보인 마누라는 브레이크 너무 급히 잡다가

 

두 번 꼴아 박았는데 찰과상에 그쳐서 다행이지

 

뼈라도 부러졌으면 자전거 사가지고 세 번 타고 끝낼 뻔 했다.

 

자전거 가르치느라 내 운동 테니스를 당분간 제쳐두고

 

마누라 자전거 뒤꽁무니 따라다니며 잔소리 해대느라 바쁜데

 

이제 서너 번 더 하면 자유의 몸으로 풀어준단다.

 

 

 

다녀보니 한강변 자전거길 정말 잘 만들어 놓았다 싶은데

 

22조원이나 잡아먹은 4대강사업의 한부분이라 생각하니

 

꼭 좋다고 생각하기도, 얘기하기도 불편해진다.

 

아무튼 쭉 뻗은 자전거길 따라 페달 힘차게 밟아대면

 

햇살 일렁이는 한강이 좋고, 강변에 피어있는 코스모스도 좋고,

 

양쪽 볼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인간이 있다.

毁己慮人 훼기려인 자신의 몸을 훼손 남에게 걱정을 끼치는 사람

修己安己 수기안기 자신의 몸을 닦아 자신만 편안하게 사는 사람

修己安人 수기안인 자신의 몸을 닦아 남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

 

요즘 TV프로를 보게 되면 건강에 좋은 음식소개로 도배를 한다.

한강변에 나가보면 자신의 건강을 위하여 운동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물론 건강이 중요하다,

그리고 육체적 건강도 중요하지만 정신의 건강도 중요하며

건강한 육체를 바탕으로 건강한 정신도 가꾸어 질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건강을 위하여서만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일은

전적으로 자신만을 위한 일일뿐이지 남에게 내세울 것은 못된다.

동물이나 하찮은 미물들도 대부분 열심히 먹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일은 잘해내며

그것은 모든 생명체의 본능일 뿐 특별히 위대한 일이랄 것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TV나 온갖 매체들이 자신을 위하여 잘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일을

미치 대단히 자랑스런 일을 하는 것인 양 시도 때도 없이 늘어놓는 것을 보면

보여줄 것이 그것밖에 없나 하며 소재의 빈곤함을 새삼 느끼곤 한다.

 

자신의 몸을 잘 가꾸지 못하여 남에게 걱정을 끼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가꾸는 일만 가지고 남에게 자랑하는 일도 민망한 일이다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가꾼 후에 어떻게 남을 편안하게 해주느냐가 가장 중요한 핵심인 것이다.

내적 외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되어 무엇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남들에게 위로와 평화를 주며 언제 어느곳에서나 필요한 사람이 되어

궁극적으로 남들이 나를 대하며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정한 자랑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