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단풍이 절정이다.
비교적 한양 땅 변방에 위치한 내 사는곳 강일동인지라
운동 삼아 집주변 걷다보면 사방이 울긋불긋하여 눈을 뗄 수가 없다.
조막손 같은 단풍잎이 파스텔톤의 붉은 자태를 뽐내며
햇빛과 어울려 바람에 일렁거리는 모습을 보면 가는 세월 아쉬워 꼭 잡고만 싶다.
그리고 여지없이 두목(杜牧)의 詩 한수가 생각난다.
두목(杜牧)의 산행(山行)
遠上寒山石徑斜 원상한산석경사
白雲生處有人家 백운생처유인가
停車坐愛風林晩 정거좌애풍림만
霜葉紅於二月花 상엽홍어이월화
멀리 겨울산 오르려니 돌길 비껴있고
흰 구름 이는 곳에 인가가 있도다.
수레 잠시 멈추고 늦은 단풍 즐기나니
서리 맞은 단풍잎 이월의 꽃보다 붉도다
몇 년 전에 중국의 장쩌민 주석이 내한 하였을 때에 그가 청와대 정원을 돌며
중국 당대시인 ‘杜牧의 詩 山行’을 읊조렸다는 기사를 접한 일이 있었다.
遠上寒山石徑斜 白雲生處有人家 ........
중국의 정치인이 한국의 청와대에 와서 自國의 시를 읊조리며
문화와 풍류를 자랑하는 여유 있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대통령 해외 순방이 그 어느 때보다 잦은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상당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기왕에 한국문화의 우월성을 알리는 좋은 기회를 활용하려면
그 아름다운 한복의 자태를 뽐내며 ‘우리의 詩’ 한수 읊었으면 어떠했을까?
중국사람들이 그토록 극찬했던 ‘정지상의 送人’
雨 歇 長 堤 草 色 多 우헐장제초색다
送 君 南 浦 動 悲 歌 송군남포동비가
大 同 江 水 何 時 盡 대동강수하시진
別 淚 年 年 添 綠 波 별루년년첨록파
비 개인 긴 언덕 초록 풀빛 짙어가는데
임 보내는 남포에는 슬픈 노래가 일어난다.
대동강 물은 도대체 언제나 다 마를수 있을까?
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위에 더하는 것을
여백과 은유가 넘쳐나는 황진이의 시조한수를 읊었으면 어떠했을까?
산(山)은 옛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晝夜)로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손가
인걸(人傑)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노매라.
이렇게 우리 선조의 시한수 읊조리며 우리문화의 우월성을 과시했으면 어떨까 싶었다.
그 어려운 중국어, 프랑스어 하시느라 고생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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