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하루 또하루

• 지는 단풍이 아쉬워

아치울잡초 2013. 11. 12. 11:50

 

 

 

주변 단풍이 절정이다.

비교적 한양 땅 변방에 위치한 내 사는곳 강일동인지라

운동 삼아 집주변 걷다보면 사방이 울긋불긋하여 눈을 뗄 수가 없다.

조막손 같은 단풍잎이 파스텔톤의 붉은 자태를 뽐내며

햇빛과 어울려 바람에 일렁거리는 모습을 보면 가는 세월 아쉬워 꼭 잡고만 싶다.

그리고 여지없이 두목(杜牧)한수가 생각난다.

 

두목(杜牧)의 산행(山行)

遠上寒山石徑斜     원상한산석경사

白雲生處有人家      백운생처유인가

停車坐愛風林晩      정거좌애풍림만

霜葉紅於二月花      상엽홍어이월화

 

멀리 겨울산 오르려니 돌길 비껴있고

흰 구름 이는 곳에 인가가 있도다.

수레 잠시 멈추고 늦은 단풍 즐기나니

서리 맞은 단풍잎 이월의 꽃보다 붉도다

 

몇 년 전에 중국의 장쩌민 주석이 내한 하였을 때에 그가 청와대 정원을 돌며

중국 당대시인 杜牧詩 山行을 읊조렸다는 기사를 접한 일이 있었다.

 

遠上寒山石徑斜 白雲生處有人家 ........

 

중국의 정치인이 한국의 청와대에 와서 自國의 시를 읊조리며

문화와 풍류를 자랑하는 여유 있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대통령 해외 순방이 그 어느 때보다 잦은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상당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기왕에 한국문화의 우월성을 알리는 좋은 기회를 활용하려면

그 아름다운 한복의 자태를 뽐내며 우리의 한수 읊었으면 어떠했을까?

 

중국사람들이 그토록 극찬했던 정지상의 送人

雨 歇 長 堤 草 色 多     우헐장제초색다

送 君 南 浦 動 悲 歌     송군남포동비가

大 同 江 水 何 時 盡     대동강수하시진

別 淚 年 年 添 綠 波     별루년년첨록파

 

비 개인 긴 언덕 초록 풀빛 짙어가는데

임 보내는 남포에는 슬픈 노래가 일어난다.

대동강 물은 도대체 언제나 다 마를수 있을까?

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위에 더하는 것을

 

여백과 은유가 넘쳐나는 황진이의 시조한수를 읊었으면 어떠했을까?

()은 옛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晝夜)로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손가

인걸(人傑)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노매라.

 

이렇게 우리 선조의 시한수 읊조리며 우리문화의 우월성을 과시했으면 어떨까 싶었다.

그 어려운 중국어, 프랑스어 하시느라 고생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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