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운탁월(烘雲托月)
며칠 전 테니스 마치고 한잔 놓고 뒷풀이 하며 벌어졌던 일.
누군가 요즘 대권주자들에 관한 好不好 이야기를 하자 또 다른 멤버가 만류를 했었다.
‘동호인 모임에서 정치 얘기 절대하지 마라, 공연히 서로가 마음 상하게 된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고 나는 다른 견해를 피력했었다.
‘서로 의견이 달라도 충분히 들어주고 인정해 줘야 친해지지
의견 다르다고 서로 듣기 좋은 이야기만 영혼 없이 나누면 친해질 수가 있겠냐?’라고
세상을 나 혼자 살 수는 없다.
오히려 주변에서 도와줘야 도드라질 수 있다.
그리고 세상에는 항상 서로 다른 두 가지가 병존한다.
밤이 있어야 낮이 있고
추위가 있어야 더위가 있을 수 있으며
진보가 있어야 보수가 있게 되고
제자가 있어야만 비로서 훌륭한 스승이 있을 수 있고
못난 사람 있어야 잘난 사람 있을 수 있으며
聖君이 있으려면 백성 또한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내가 나의 주장을 아무리 강변한다 해도 주변이 시큰둥한 경우가 많다.
내가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으면 그 역시 나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각자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더라도 상대방 의견을 경청하고
인정해 주다보면 모두가 함께 덕을 보게 되는 상황도 발생한다.
‘홍운탁월(烘雲托月)’이라고
강변하는 사람은 구름(홍운 烘雲)이 되고
경청하는 사람은 달(탁월 托月)이 되는 상황
‘구르미 그린 달빛’ 이라는 뜻의 ‘홍운탁월(烘雲托月)’ 기법
서양화에서는 달을 그릴 때
주위의 구름도 색칠을 하고 달도 색칠을 하여 그리게 되지만
동양화에서는 달을 직접 그리지 않고 주변의 구름을 그려
마치 달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홍운탁월(烘雲托月)’ 기법을 활용한다.
달을 직접 그리지 않고 주변의 구름을 칠하여 달이 도드라지게 하는 방법,
구름 색깔이 진하면 진할수록 달은 더욱 도드라지고
구름 색깔이 달과 정반대색이면 달은 오히려 더욱 더 선명해진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남들의 색깔이 나와는 다르다고
절대 거부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너무 진하다고 또 나와는 반대색이라고 탓할 필요도 없다.
그들이 있음으로 해서, 아니 오히려 그들이 있어야만
비로서 내가 나답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귀를 막는 일은 지는 일이다.
비록 호감이 가지 않는 타인의 주장이라해도 때로는 경청해야 한다.
구름을 진하게 칠하면 칠할수록 그민큼 달은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虛作談論 > 하루 또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유년 사월 산음휴양림 봄나들이 (0) | 2017.04.15 |
---|---|
무항산(無恒産) 무항심(無恒心) (0) | 2017.03.08 |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0) | 2017.02.07 |
소백산 눈꽃산행 (0) | 2017.01.22 |
구름도 가고 달도 가고 (0) | 2017.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