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아름다운 세상

서준석의 "옥중서한"중에서

아치울잡초 2006. 11. 7. 08:55

 

 

관찰하지 않고, 인간을 사랑하기는 쉽다.
그러나 관찰하면서도 그 인간을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깊은 사색없이 단순 소박하기는 쉽다.
그러나 깊이 사색하면서 단순 소박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자신을 기만하면서 낙천적이기는 쉽다.
그러나 자신을 기만하지 않으면서 낙천적이란 얼마나 어려운가?

 

어리석은 자를 증오하지 않고, 포용하기는 쉽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를 증오하면서

 

그에게 애정을 보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외롭지 않은 자가 온화하기는 쉽다.
그러나 속절없는 고독속에서 괴팍해지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적개심과 원한을 가슴에 가득 품고서

 

악과 부정과 비열을 증오하기는 쉽다.
그러나 적개심과 원한없이 사랑하면서

 

악과 부정과 비열을 증오하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 서준석의 <옥중서한>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