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虛作談論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치울잡초 2011. 1. 10. 22:36

 

 

 

 

 

요즘 부모가 고학력이고 어느 정도 생활형편이 되는 가정에서는

 

아이들을 해외로 유학을 보내는 일이 많다.

 

그리고 대부분 아이 뒷바라지를 위하여 유학길에 어머니는 동행을 하게 된다.

 

아버지는 혼자 남아 외롭고 힘든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지만

자식을 위한 부모의 도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을 하며

매달 생활비를 포함한 교육비를 꼬박꼬박 부쳐주며 뒷바라지에 매달리게 된다.

 

그렇게 여러 해 동안 천신만고하며 아이들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쏟아 붓지만

그러나 정작 학업을 마치고 돌아와야 할 즈음엔 아이들은 돌아올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그곳 생활에 적응이 되어 조국에 돌아와 사는 일이 불편하다며

아버지더러 미국으로 건너오라고 한단다.

 

이유인즉 외국생활이 편리하고 좋은데 굳이 한국에 돌아갈 필요가 없으며

또한 아버지가 건너와서 뭔가 사업을 시작하면 그 곳 여건이 한국보다 좋아

금방 자리 잡힐 텐데 무얼 망설이냐고 채근한단다.

 

그래도 한국인인 아버지께서 평소 효도를 제일 우선시 하고

그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살아 계셔서

아버지는 결코 한국 땅 버리고 건너갈 수 없다는 것을 알만한 처와 자식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을 듣고 너무도 섭섭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적도 있었다.

 

 

 

지금부터 대략 3, 40년전 내가 20대 중반이었던 70년대를 회상해보면

취직과 학업이 오히려 지금보다 훨씬 수월했다고 여겨진다.

 

 

 

그 당시에는 취직을 못해 애 태우는 친구는 별로 없었다고 기억된다.

 

어떤 친구는 자전거 뒤에 자동차 부속품 싣고 다니더니 가게 차려 돈 벌었고

시장을 기웃대던 친구는 점원으로 출발해 점포주인 되었고

가정형편상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친구는 일찍부터 기술 배우러 공장에 들어갔으며

그래도 부모덕에 학교를 계속 다닌 친구는 선생님이 되고 공무원이 되고

친구들 모두 배웠으면 배웠던 대로 못 배웠으면 못 배웠던 대로

그렇게 저렇게 취직해서 자리를 잡았었고

지금은 각자의 분야에서 일정 경지에 올라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있다.

 

 

 

교육문제도 예전에는 그리 요란스럽지 않았었다.

 

물론 아이들이 공부하지 않고 놀기만 한다고 야단은 했지만

사실 해 떨어질 때까지 아이들은 밖에 나가 노는 일이 일반화 되어 있었고

시험 치기 하루 이틀 반짝 책상머리 매달리는 정도였었다.

 

 

 

그러나 30여년이 흐른 오늘날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유치원 경쟁 뚫고 들여보내고 초등학생 시절부터

 

학원 서너 군데는 다녀야 한다.

 

또래 아이들 모두 바쁘니 물론 밖에서 놀 수도 없다.

 

조금 자라면 해외교육 받으러 엄마와 아이들은 유학길에 오른다.

 

아빠는 혼자 남아 돈 벌어다 부치기 바쁘다.

 

유학을 마치고 조국에 돌아와도 취직은 쉽지 않다고 한다.

 

엄청난 속도로 문명이 발전한다는데 적어도 교육, 그리고 취업의 문제는

30년 전보다 별반 나아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아니 냉정하게 뒤돌아보면 발전은커녕 오히려 훨씬 힘들고 어려워지지 않았나 싶다.

 

앞서가지 않으면 낙오된다는 강요 속에서

정작 잘못된 방향으로 질주해가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天地不仁 (천지불인)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만물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때가되면 비가 내리고 계절이 바뀌는 것이 자연의 당연한 이치 일 뿐

인간에 대한 어떤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자연의 모습이 인간을 절대적으로 사랑하는 모습이고

사랑이 의도되는 순간 사랑에 대한 반응을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식에 대한 부모사랑이 왜곡되면 강요와 간섭으로 나타나게 되며

사랑과 배려가 잘못되면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일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요즘 교육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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