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하루 또하루

• 천하흥망 필부유책

아치울잡초 2013. 7. 12. 16:28

 

 

 

아침나절 인터넷에 접속하여 기웃대다 보면

대학생, 대학교수, 종교단체, 시민단체들이

전국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수백여곳 넘는 곳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집회허가를 받았는지 파이넨스빌딩 앞에선 날 좋든 비 오든

대학생들 모여 날마다 촛불집회를 한다고 하며

주말이 되면 청계광장이다, 광화문 동화면세백화점 앞이라던가

수천, 수만명 모여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한다고 함성 질러대고

또한 맞은편에서는 애국단체라는 사람들 모여

시위하지 말라며 맞대응시위로 세상이 어수선 하다고 하는데

 

저녁 무렵 집에 가서 TV 틀고 뉴스를 살펴볼라치면

시청료 꼬박꼬박 챙기는 소위 공영방송이라는 곳에서도

내자식 같은 대학생들이 매일같이 하는 시위나

전국적으로 줄을 잇는다는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에 대하여는

남의 나라 일인양 보도를 외면하고

그저 이집트의 시위대에 진압요원이 발포를 해서 몇 명 사망했느니

남미 어디선가 반정부 시위가 격화일로에 있다느니 하고

별로 관심없는 사태만 친절하게도 상세하게 보도한다.

 

명백하게 국가기관이 불법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고

수사기관이 발표를 하고 당시 국정원장을 기소하였음에도

이를 국정조사 하겠다는 의원들은 서로가 티격태격하며

국정조사 하겠다고 시작한지 달포는 지난 것 같은데

아직 나아갈 방향조차 찾지 못하는 오리무중 형국이고

우리나라 대통령은 아무 일 아니라는 듯

화사한 얼굴에 단아한 복색으로 그들(?)이 알아서 하라고 한다.

 

분명 뭔가 꼬여도 한참은 꼬여있는 형국인데........

이런 갑갑한 지경에 아시아나 사고가 터지자

공영방송은 고기가 물 만난 듯

뉴스시간 통째로 아시아나사고 보도로 도배(?)질을 해댄다.

마치 보도할 것 제대로 못하고 세상잡사만 둘러대다가

보도거리 제대로 만난양 상세하게 그리고 거듭 거듭 반복해 댄다.

   

논어에 三軍 可奪帥也 匹夫不可奪志也

(삼군 가탈수야 필부불가탈지야) 라는 공자님 말씀이 있다.

삼군의 ‘우두머리’는 빼앗을 수 있을지라도

필부의 ‘의지’는 빼앗을 수가 없다.

만약 빼앗을 수 있다면 그것은 ‘의지’가 아니다 라는 말씀이다.

 

지략을 잘 써서 삼군을 멸할 수 있어도

굳센 사나이의 의지는 꺾지 못한다는 것이고

하찮은 필부라도 그 의지가 굳세고 정성이 깊다면

어떤 외부의 힘이나 압력도

그의 뜻을 꺾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지금 대통령은 모든 지략을 총동원하여

삼군의 통수권자, 이 땅의 최고권력자가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권력과 강력한 힘을 쥐게 되었다.

그러나 필부들은 거리에서 함성을 지른다.

 

물론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모든 것을 제 맘대로

힘으로 제압할 수는 없는 것이 요즘 현실이려니와

더욱이 굳센 의지로 뭉쳐진 필부들의 자발적 분노는

어떤 방식으로 다스릴 수가 있을까?

고함치는 필부들의 외침을 어떤 식으로 조용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것이 당면한 국정 최대 난제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정범구 전의원은 김구선생의 이런 말씀을

페이스북에 마지막으로 남기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國家興亡 匹夫有責 (국가흥망 필부유책)”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것은 보통사람도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