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作談論/하루 또하루

추석이 다가온다.

아치울잡초 2016. 9. 5. 14:53

 

 

 

 

 

추석이 다가온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음식을 나누며 오순도순 이야기 꽃을 피우는 추석명절은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조상이 내려준 커다란 선물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 좋은 명절에 고향집 다녀오면 오히려 서로 다투고 심지어는 이혼까지 가는 부부도 생겨나면서 명절증후군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모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즉 효도를 하러 명절에 고향 부모님을 찾아간다는 이유와 그리고 효도는 다름아니고 부모님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이라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부모님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기뻐하실까?

맛난 음식, 좋은 선물이 전부는 아닌 것이다.

단지 자식들이 건강하고 사이좋게 지내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우리 부모님만 그런 것이 아니라 孟子께서도 君子三樂을 이야기 하며

부모구존 형제무고 군자일낙야(父母俱存 兄弟無故 君子一樂也)라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대개의 경우 새 식구인 며느리가 들어오면서 여인네들 간에 분란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먼저 왔느니 일 안하려고 나중에 왔느니,

부모님이 형님만 이뻐하느니 아우를 더 이뻐하느니,

형님집에는 뭘 장만했다는데 우리집 꼬라지는 어쩌구 저쩌구,

 

정작 효도하겠다고 찾아가서 부모님께 아픈 상처만 주고오기 일수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또 명절일로 사네, 안사네 한동안 다투며 소란을 떤다.

 

며느리를 볼 때 부모들은 자식 생각해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니들만 좋다면 그만이지 우리야 무슨 상관이냐?’

그러나 상관 없을줄 알았던 며느리가 시시때때로 부딪히게 되고

다행스럽게도 어질고 현명하게 처신을 하면 복덩이처럼 여겨지겠지만

부모마음 편하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아픈 상처만 준다면

다시 무르기도 어렵고 평생 애물단지가 될 터이니

니들만 좋다면그렇게 이야기해서는 아니 될 일이다.

기분 나쁘지 않은 방법으로 검증을 해야 할 텐데

그런면에서 우리 조상들은 참으로 지혜로웠다는 생각이 든다.

 

권위와 위계(位階)를 아는지 식구가 많으냐고 물었고

선친 사인(死因)을 물어가며 집안의 유전병력(病歷)을 확인했고

집안의 대소사를 물으며 家風品格을 살피지 아니했던가?

 

우리도 이제는 니들만 좋으면 된다라는 말은 나중으로 미루고

먼저 우리 조상들처럼 앞으로 부딪히며 살게 될 때 필요한 질문을

미리 준비해야만 하겠다는 생각이다.

버킷리스트도 좋지만 며느리와 사위 질문리스트밀이다.

 

물론 나야 이미 모든 것이 지나가 버린 후가 되고 말았지만 ~

 

 

 

추석이 다가오니 문득 돌아가신지 7년 되신 어머님 생각이 나서

이숙량의 옛시조 한편 읊조린다.

 

부모님 계신 제는 (이숙량李淑樑의 옛시조)

 

부모님 계신 제는 부몬 줄을 모르더니

부모님 여읜 후에 부몬 줄 아노라

이제사 이마음 가지고 어디다가 베푸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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