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내내 논갈이가 지속되었다. 보이지 않던 그림자도 자꾸만 길어져 온다. 오후 봄바람은 거침없이 회오리바람을 몰고 오는 수도 있어 주변을 휘감아버리기도 한다. 뉘엿뉘엿 서산에 해가 걸리며 발그스레 숨어버릴 즈음 하루를 마감하는 게 좋다. 그래야 내일 또 와서 일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욕심부린다고 한 시간 더 하다보면 소도 사람도 지치게 마련이다. 그래도 오늘은 쟁기와 지게, 멍에를 논두렁에 놔두고 소만 데리고 가면 되니 내일 아침까지는 한결 수월한 여정이 될 듯 싶다. 영감님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쇠죽에 겨를 듬뿍 넣어서 끓여주고 밥 한 술 뜨고 일찍 잠을 청했다. 하루 내내 곁에서 지켜보던 안주인은 내일 먹을 반찬을 만드느라 딸가닥딸가닥 밤이 깊은 줄 모른다[김규환기자의 "어느 노부부의 하루"중]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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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ㅁ지기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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