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후보자가 지명되었는데 그는 지난날 그가 쓴 칼럼에서
"무료 급식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싶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던 극우성향 인물이며
김대중대통령의 비자금의혹에 대하여도
"사경을 헤매는 당사자에게 이를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그러나 이런 제기된 의혹들을 덮어 두기로 할 것인가?" 라며
이미 사실무근으로 판명 난 사안을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에게
죽기 전에 밝히라고 가혹하고 무례한 주장을 했다고 하여
과연 총리로 적격하냐며 시끌벅적하다.
子曰 吾有知乎哉? 無知也. 有鄙夫問於我, 空空如也. 我叩其兩端而竭焉.
(자왈 오유지호재 무지야 유비부문어아 공공여야 아고기양단이갈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아는 것이 있는가? 나는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어떤 비부(식견이 좁은 사람)가 나에게 무엇을 묻는다면,
그가 아무리 무식하다할지라도 나는 그 양쪽을 모두 말해줄 것이니라.“
고기양단(叩其兩端)
길을 두 갈래로 나누어 양끝을 두드린다는 뜻이다.
세상만물 음양으로 구분되고 만사에 양면이 있어
서로 다른 양극단이 조화를 이루면
그 효과가 오히려 훨씬 커진다는 것이 창조섭리이지만
조화보다는 항상 첨예하게 대립을 하며
도무지 서로를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 인간들의 한계인가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서 세상을 보고 있다.
그 사이 어딘가에 접점도 있을 법한데 찾아낼 노력조차 않는다.
아이들도 싸울 때는 서로가 잘못을 했다고 말한다.
자기 탓은 없고 남 탓만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 훌륭한 교사가 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아이들의 잘잘못을 가려 누군가가 옳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서로의 입장은 어떠하며,
상대에게 무엇을 바라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한다.
승패를 가리는 일은 결국 또 다른 갈등을 가져오게 되며
교사라고 모든 것을 판결해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명한 교사는 승패를 가리는 일보다
현명하게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잡아낸다고 한다.
어느 곳에나 갈등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갈등이 없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갈등을 잘 풀 수 있는 사회적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다.
단도직입적인 자기주장보다는
양 끝에 위치해 있는 갈등의 원인을 균형감 있게 파악하여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잡아내는 능력을 갖추신 분이 총리로 필요하고
승패에 집착하기보다는
양단에 접점을 두고 있는 두 진영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품격 있는 인간미를 지닌 분,
이런 고기양단(叩其兩端)의 총리후보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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