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빛은 世上을 환하게 하여 어둠에 가려 볼 수 없던 事物을 비로소 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너무나 빛이 밝은 대낮에는 그 밝은 빛이 반사되어 事物을 정확하게 볼 수 없게 한다.
오히려 빛이 어느 정도 누그러지고 저녁녘이 되어야 事物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다.
인간의 얼굴모습을 사진에 담아낼 때 苦惱에 찬 표정이라던가
노인의 깊게 패인 주름의 모습 등은
칼라사진보다 오히려 黑白사진이 훨씬 리얼하게 보여주는 것도 이 같은 이치다.
그래서 그 옛날 맞선자리도 희미한 불빛 도라지위스키(?) 찻집에서
서로가 그윽하게 바라보아야 했던 것이었다.
우리 人生도 마찬가지,
환하게 밝았던 젊은 날에는 세상만사 올바로 보지 못하고
이리저리 부딪치고 깨지며 또 아물어가며 그런 격정의 세월을 살아왔었다.
그러나 이제 황혼녘이 되어가니 세상만사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비록 눈은 침침하고 귀는 먹먹해 가지만 세상만사는 비교적 올바로 보이는 듯 하다.
왜냐하면 세상만사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피천득 선생은 이야기했었다.
인생을 관조하는 늙음도 괜찮다고
‘기쁨과 슬픔을 많이 겪은 뒤에 맑고 침착한 눈으로
인생을 관조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회상이니 추억이니 하는 것을 계산에 넣으면 늙음도 괜찮다.
오래오래 살면서 신문에서 가지가지 신기하고 해괴한 일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피천득의 送年중에서)
요즘은 단지 해괴하고 신기한 것만한 것이 아니고
너저분하기 그지없는 사건들로 매스컴이 밤낮없이 요란하여
그래서 바라보는 일도 꼭 재미있기만 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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