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주자(朱子)께서
‘일월서의 주야불사 세불아연(日月逝矣 晝夜不捨 歲不我延)’
‘세월은 밤낮으로 쉬지 않고 흘러가고 세월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했는데 한해두해 나이를 먹어가니 그 말씀이 더욱 실감이 난다.
이맘때쯤이면 지난 한해를 사자성어로 규정짓는데 올 한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고 한다.
‘그릇된 것을 깨버리고 바른 것을 세운다’는 뜻이다.
탄핵과 정권교체 정국을 염두에 두고 정해진 것이라 하는데 오늘의 현정(顯正)이 내일 그리고 다음날도 현정(顯正)으로 이어가는지는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지난 해 연말에는 돌아가는 정국을 보며 ‘견지망월(見指望月)’이라는 말을 했었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더니
보라는 달은 보지 않고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고 있다‘고.
결국 탄핵이며 정권교체며 파사현정(破邪顯正)으로 치달아 왔다.
그리고 이제는 그릇된 과거를 청산하고 새 틀을 짜느라 부산하다.
새 것은 좋지만 익숙해지기까지는 다소 불편하기도 하다.
‘양갱이수미(羊羹雖美)라도 중구난조(衆口亂調)’라는 말이 있다.
‘양고기 국이 아무리 맛있어도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추기는 어렵다’라는 뜻이다.
세상잡사 모든 일을 모든 사람이 만족하게 만들어 내기는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좋은 재료에 정성이 듬뿍 담긴 양고기 국이라면 너도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무술년 새해에는 다양한 입맛 탓하지 말고 정성을 다해 맛있는 ‘양고기 국’을 끓여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