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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방관자처럼

오늘 점심식사는 광고회사 대표와 함께 했다. 10년 전에 불과 천만원짜리 광고를 수주하러 나를 찾아왔었는데 지금은 연매출 100억을 달성한다고 성공신화를 들려준다. 전에는 본인이 모든 것을 손대야 직성이 풀렸는데 요즘은 모든 일을 직원들에게 맡겨놓으니 오히려 일이 더 잘되어 너무 편하고 좋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이제야 도통(道通)하셨구만’ 한마디 했다. 題西林壁 蘇東坡 橫看成嶺側成峰(횡간성령측성봉) 遠近高低各不同(원근고저각부동) 不識廬山眞面目(불식여산진면목) 只緣身在此山中(지연신재차산중) 가로로 보면 첩첩이 산등성이고, 옆으로 보면 뾰쪽한 봉우리인데 멀리서 또 가깝게, 위 그리고 아래에서 보아도 제각기 다른 모습이로구나. 여산의 참모습 바로 보지 못하는 것은 내 몸이 산속에 있기 때문이라네. 이 시..

일모도원(日暮途遠)을 슬퍼하지만

재건축한다 전셋집 얻어 이사다니느라 분주하다 했던 친구 어제 저녁 만났더니 아파트가 준공되어 입주준비에 여념 없다고 한다. 한두해 지난일인가 다시 물었더니 벌써 삼년 반이나 지난 일이라고 未覺池塘 春草夢 階前梧葉 已秋聲 미각지당 춘초몽 계전오엽 이추성 연못가 봄 풀 꿈 채 깨기도 전에 뜰 아래 오동나무 벌써 가을소리 내는구나 친구 이야기에 도연명 싯귀가 생각났다. 한밤중 집에 돌아와 스마트폰 열어보니 또 다른 친구의 SNS도 역시 세월 타령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은데 흰머리 늘어가고 주름살은 깊어지고 해 놓은 건 없는데 마음은 조급해지고 갈길 먼 나그네 저무는 해가 야속하기만 하다는 일모도원(日暮途遠)을 이야기한다. 불과 며칠 전에는 코비브라이언트가 갔다. 둘째 딸 농구경기 응원하러 자가용 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