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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이수미(羊羹雖美)라도

정유년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주자(朱子)께서 ‘일월서의 주야불사 세불아연(日月逝矣 晝夜不捨 歲不我延)’ ‘세월은 밤낮으로 쉬지 않고 흘러가고 세월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했는데 한해두해 나이를 먹어가니 그 말씀이 더욱 실감이 난다. 이맘때쯤이면 지난 한해를 사자성어로 규정짓는데 올 한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고 한다. ‘그릇된 것을 깨버리고 바른 것을 세운다’는 뜻이다. 탄핵과 정권교체 정국을 염두에 두고 정해진 것이라 하는데 오늘의 현정(顯正)이 내일 그리고 다음날도 현정(顯正)으로 이어가는지는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지난 해 연말에는 돌아가는 정국을 보며 ‘견지망월(見指望月)’이라는 말을 했었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더니 보라는 달은 보지 않고 가리키는..

삼절(三絶)과 앙평부(仰平俯)

요즈음 서예를 하며 그 재미에 푹 빠졌다. 예서(隸書)를 쓰고 있는데 석삼(三)자를 쓰면서 삼절(三絶)과 앙평부(仰平俯)를 익힌다. 삼절(三絶)이란 한 획을 그을 때 세 번 끊어 쓰란 말인데 끊을 때 마다 붓을 세워 중봉(中鋒)을 만들고 꿈틀꿈틀 생동감 있고 힘이 있게 써 보니 삼절(三絶)을 하지 않고 한 번에 깨끗하게 그어진 획이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획인지 보이게 된다. 또 앙평부(仰平俯)란 석삼자(三)로 설명이 되는데 첫 획은 위로 우러르고 두 번째 획은 평평하며 세 번째 획은 이래로 구부려 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삼절과 앙평부를 알고 석삼자(三)를 다시 보니 그동안 간단하고 별 멋이 없다 여겼던 석삼자(三)가 너무나 다양하고 멋지게 보인다. 나이를 먹게 되면 유행처럼 섹스폰을 배우는..

카테고리 없음 2017.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