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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절(三絶)과 앙평부(仰平俯)

요즈음 서예를 하며 그 재미에 푹 빠졌다. 예서(隸書)를 쓰고 있는데 석삼(三)자를 쓰면서 삼절(三絶)과 앙평부(仰平俯)를 익힌다. 삼절(三絶)이란 한 획을 그을 때 세 번 끊어 쓰란 말인데 끊을 때 마다 붓을 세워 중봉(中鋒)을 만들고 꿈틀꿈틀 생동감 있고 힘이 있게 써 보니 삼절(三絶)을 하지 않고 한 번에 깨끗하게 그어진 획이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획인지 보이게 된다. 또 앙평부(仰平俯)란 석삼자(三)로 설명이 되는데 첫 획은 위로 우러르고 두 번째 획은 평평하며 세 번째 획은 이래로 구부려 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삼절과 앙평부를 알고 석삼자(三)를 다시 보니 그동안 간단하고 별 멋이 없다 여겼던 석삼자(三)가 너무나 다양하고 멋지게 보인다. 나이를 먹게 되면 유행처럼 섹스폰을 배우는..

카테고리 없음 2017.11.15

외손자 작명

스물아홉에 장가를 가서 서른에 첫아들을 낳았다. 그 당시 ‘도덕경’에 빠져 있을때라 ‘도(道)’에 관심이 집중될 때였고 도덕경 제1장 시작부분을 외우고 다녔는데 이런 내용이었다.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무 명천지지시 유 명만물지모’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無名天地之始. 有名萬物之母) "도라고 말할 수 있는 도는 진정한 도가 아니요, 이름 지어질 수 있는 이름은 진정한 이름이 아니다." 기타등등 아들 이름 가운데 돌림자가 바를정(正)자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름을 ‘정도(正道)라고 지었다. 아무 망서림 없이. 손자 작명 소식을 전해 들으신 아버님이 크게 섭섭해 하셨는데 이유인즉 내 이름은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것이고 이번엔 당연히 아버님이 손자이름 지으실 차례라는 것이었다. 몇 해지나..

병원 드나드는 일은

아내가 병원 소견서를 받아 오라 해서 병원에 갔다. 보험회사제출용이라면서 가능하면 보헙회사에서 받은 양식에 내용을 채워서 발급받아 오던가 병원에서 정 안된다하면 병원지정양식으로라도 해오라는 당부를 했었다. 갑상선 암 치료를 한 병력때문에 실손보험 가입이 안되지만 치료 후 일정 기간이 경과되었다면 심사 후 가입도 가능할 수 있으니 소견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오뉴월 찌는 더위에 강동경희대병원을 찾아갔다.... 접수창구에서 신청사항을 말하니 ‘접수요금이 23,280원’이고 빌급 받아 나올 때 ‘도장값이 10,000원’ 추가된다고 한다. ‘아니~ 소견서 줄 몇칸 기록을 보며 채워주는 일인데 그렇게 비쌉니까?’ 했더니 ‘’규정상 어쩔 수 없습니다‘ 라고 한다 그래, 창구 여작원에게 이야기해 봐야 뭔 소용있겠..

카테고리 없음 2017.07.06

그렇게 떠들며 마시는 막걸리 맛도

공직생활을 핲께 했던 동료들이 모임을 결성해서 만남을 지속한지 어언 40년이 되어간다 그리고 모임이 그리 오래 지속된 것은 나름의 속내가 있었다 회비를 적립하고 그 돈으로 주식을 샀는데 그동안 장기보유는 화려한 미래를 보장한다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몇몇이 병원 신세를 지고 나더니 이제는 장기보유가 뭐 그리 대단한 미래보장을 하겠느냐고, 우리 미래가 남았으면 얼마나 남았겠느냐고 슬픈 이유를 대가며 차라리 지금 환금하여 단체로 해외여행이나 다녀오자는 진보파 의견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일부 보수파는 그래도 우리모임을 이토록 오래 지속시켜준 힘이 주식이라는 공동자산의 보유였는데 그걸 팔아치우면 우리모임은 필시 흐지부지 깨어지고 말 것이다 라며 처분에 반대하여 언제부턴가 모일 때..

도전은 계속된다

도전은 계속된다 집근처 문화원에 서예를 배우러 갔다. 젊을 때부터 논어, 맹자 배우다 보니 자연스레 서예에도 관심을 가졌었고 그동안 서예학원도 다니며 구성궁예천명(九成宮醴泉銘), 장맹용비(張猛龍碑)를 거쳐 집자성교서(集字聖敎序) 까지 진도가 나갔지만 내 자신이 내 글씨를 보아도 영 맘에 들지 않아 남들에게는 언감생심 디밀지 못하고 혼자만 취미로 즐겼었다. 그렇지만 오랜 세월동안 관심을 가졌었고 비록 일천하지만 이리저리 얻어들은 전문지식이 쌓여 무엇을 썼는지, 솜씨가 있는지 없는지는 너무도 잘 알게 되어 남들의 좋은 작품 부러워하며 그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나에 대해서는 늘 자책을 하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반드시 기초부터 다시 한 번 시작하리라 마음을 먹었었다. 나이드니 새벽에 일찍 깨어나는 습관이 생기고 ..

정유년 사월 산음휴양림 봄나들이

정유년 사월 산음휴양림 봄나들이 문대16기 봄나들이 행사 강동문화원 앞에서 모여 승용차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양평 산음휴양림으로 신나게 달려가며 봄나들이가 시작되었다. 존경하는 우리 회장님 언제나 하시던 대로 이번에도 진수성찬 한보따리 해오셨다. 9명 나들이에 족히 20인분은 넘을 것 같이 풍성하게 준비해 오셨는데 아마 전날 밤은 꼴까닥 세우시지나 않았나 싶었다. 휴양림에 도착하여 우선 산행을 시작했다. 야트막한 산에 목책 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오솔길을 따라가기도 했는데 폐부에 깊숙이 전해지는 산바람에는 봄내음이 한 가득 묻어 있었다. 군데군데 진달래도 감상하고 삼삼오오 인증 샷을 찍어대기도 하며 때로는 숨을 죽여 가며 바람소리 벌레소리도 듣고 꽃 이름 나무이름 설명도 열심히 들었는데 우리의 정선출신 교..

무항산(無恒産) 무항심(無恒心)

‘무항산(無恒産) 무항심(無恒心)’ 맹자의 말씀이다. 일정한 생업(항산)이 없으면 일정한 마음(항심)이 없다.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맹자(孟子)는 고향 추(鄒)에 돌아와 만년을 보냈는데, 등(滕)나라의 문공(文公)이 맹자를 국정의 고문으로 초빙하여 나라 살림을 물었다. 「등문공이 국정을 묻자 맹자가 말했다. “백성의 일은 늦출 수 없는 것들이니‘낮에 띠를 하고, 저녁에 새끼를 꼬고, 빨리 지붕을 이어라. 그렇게 하고 나서 비로소 온갖 곡식을 뿌려라.’라고 하였습니다. 백성들이 사는 방도는 일정한 생업이 있으면 일정한 마음이 있고, 일정한 생업이 없으면 일정한 마음이 없습니다. 「일정한 생업이 없는데도 일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선비만이 가능한 일입니다..

홍운탁월(烘雲托月)

홍운탁월(烘雲托月) 며칠 전 테니스 마치고 한잔 놓고 뒷풀이 하며 벌어졌던 일. 누군가 요즘 대권주자들에 관한 好不好 이야기를 하자 또 다른 멤버가 만류를 했었다. ‘동호인 모임에서 정치 얘기 절대하지 마라, 공연히 서로가 마음 상하게 된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고 나는 다른 견해를 피력했었다. ‘서로 의견이 달라도 충분히 들어주고 인정해 줘야 친해지지 의견 다르다고 서로 듣기 좋은 이야기만 영혼 없이 나누면 친해질 수가 있겠냐?’라고 세상을 나 혼자 살 수는 없다. 오히려 주변에서 도와줘야 도드라질 수 있다. 그리고 세상에는 항상 서로 다른 두 가지가 병존한다. 밤이 있어야 낮이 있고 추위가 있어야 더위가 있을 수 있으며 진보가 있어야 보수가 있게 되고 제자가 있어야만 비로서 훌륭한 스승이 있을 수 있..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한(漢) 원제(元帝)가 전국에서 후궁모집을 한다하자 지원자가 수천 명에 이르렀다. 이때 왕소군(본명 왕장王嬙)도 18세의 나이에 후궁으로 선발되었다. 황제는 모연수(毛延壽) 등 화공들에게 궁녀들의 초상화를 그려 바치게 했다. 부귀한 집안 출신 궁녀들은 화공에게 예쁘게 그려 달라고 뇌물을 바쳤으나 왕소군은 집안이 빈천하여 뇌물을 바치지 않았다. 모연수는 왕소군의 용모를 형편없이 못생기게 그려버렸다. 왕소군은 입궁한지 5년이 흐르도록 황제의 얼굴도 볼 수가 없었다. 남흉노의 호한야(呼韓邪) 선우가 모피와 준마 등 많은 공물을 가지고 와서 원제에게 공손하게 문안을 올렸다. 크게 기뻐한 원제는 성대한 연회를 베풀어 호한야 선우를 환대했다. 호한야는 원제에게 황제의 사위가 되고 싶다고 청하였..